【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쌍방
【검 사】 김경수(기소), 정경진(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유) 케이에이치엘 담당변호사 김현석 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방법원 2022. 2. 16. 선고 2019고단233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횡령의 점 및 사립학교법위반의 점은 면소.
【이 유】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원심판결 중 유죄부분)
가) 면소사유의 존재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의 나, 다항 기재 각 소송비용 지출로 인한 업무상횡령 내지 사립학교법위반의 점은 피고인의 종전 소송에서의 확정판결에서 판단된 범죄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거나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어 그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므로 면소되어야 한다.
나) 각 소송비용 지출행위(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관련
학교법인에 소속된 교직원과의 고용계약 당사자는 사립학교를 설치, 운영하는 학교법인이지만, 교직원이 법인에 소속되지 않고 학교에 소속되어 있어서 교직원에 대한 보수가 법인회계가 아닌 학교의 교비회계에서 지출되는 이상(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 각 호) 교직원의 근로관계에서 발생하는 법률적 분쟁과 관련한 법률비용은 법인회계가 아닌 학교회계에서 지출되는 경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설령 위와 같은 법률비용이 교비회계에 속하지 않는 비용이라 하더라도 위 자금 사용은 위탁의 취지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고 비용을 사용한 주체나 이를 통해 이익을 얻은 주체는 학교법인이므로 피고인에게는 위 비용 지출 당시 횡령의 범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
다) 전 총장 추도식비(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3항) 관련
○○대학교 전 총장인 고 공소외 1 박사는 오로지 학교 발전을 위하여 노력을 기울였고 ○○대학교 위상 제고에도 현격한 공훈을 세운 인물로, 그에 대한 추도식은 ○○대학교의 건학이념을 되새기는 학교의 교내 행사이다. 따라서 그 추도식 비용은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이하 ‘특례규칙’이라고만 한다) 제17조 제1항 [별표 1]의 ‘입학식, 졸업식, 개교기념식 등 행사에 지출하는 비용’에 해당하여 교비회계에서 지출되어야 하는 항목이다.
나아가 추도식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할 것을 결정한 주체는 ○○대학교 교무위원회이고 피고인이 ○○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하기 전 이미 결정된 사항이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업무상횡령 및 사립학교법위반의 고의나 위법성의 인식도 없었다.
라) 개인항공료 등(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4항) 관련
당시 ♤♤♤ 주립대학교로부터 ○○대학교 총장인 피고인에게 부부동반 초청이 있었고, 마침 ○○대학교에서 신축 예정인 ♡♡♡관의 건축설계에 있어 세계적인 건축설계사무소의 자문을 받고 시카고의 신식 건물들을 벤치마킹할 의사로 시카고에 간 것이므로 이는 공무상 목적의 방문에 해당하고, 당시 사용한 항공료는 ○○대학교 운영을 위한 업무상 출장비에 해당한다.
마) 개인 연회비, 후원금, 경조사비 지급(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5항) 관련
피고인이 지출한 연회비는 특례규칙 제17조 제1항 [별표 3]의 ‘각종세금·공과금(법인 및 학교가 부담해야 할 각종 세금·공과금, 각종 협회비 및 자동차세)’ 계정과목으로, 후원금은 ‘기타 운영비(그 밖의 운영비)’ 계정과목으로, 경조사비는 ‘업무추진비(업무 추진에 특별히 소요되는 비용)’ 계정과목으로 집행된 것으로서 모두 ○○대학교 업무 수행에 필요한 교비회계의 세출에 포함된다. 즉, 위 연회비 등은 총장인 피고인이 개인 자격이 아닌 학교 총장의 지위에서 공적으로 지출한 비용으로 지출대상기관이 학교 교육과 관련성이 있고, 해당 비용이 학교 업무와의 관련성이 있으므로 그 지출은 정당한 업무추진비의 집행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위 연회비 등은 ○○대학교가 그 지출의 주체이고, 다만 ○○대학교를 대표하는 지위에서 총장 피고인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던 것일 뿐 피고인이 개인 자격으로 그와 같은 비용을 지출하고 그 지출주체가 되었거나 되려고 하였던 것은 아닌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업무상횡령 내지 사립학교법위반의 고의나 위법성의 인식도 없었다.
2) 양형부당
원심판결의 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
피고인은 ○○대학교 총장으로서 교비회계에 귀속되어야 할 학교시설의 임대료 중 일부를 낮추고 그 차액 상당을 학교법인 △△학원의 법인회계나 △△문화재단의 기부금 형식으로 받았으므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함에도 이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판결의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검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아래 제3의 가항 및 제4의 가항 기재와 같이 각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당심이 위와 같은 공소장변경을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면소 여부에 관한 판단(일부 직권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횡령의 점 및 사립학교법위반의 점
1) 피고인의 신분 등
피고인은 2017. 1. 13. 수원지방법원에서 업무상횡령죄 등으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이에 검사 및 피고인이 항소하여 2017. 10. 25. 서울고등법원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으며, 2020. 9. 24. 대법원에서 검사 및 피고인의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1983. 2.부터 1995. 11.까지는 ○○대학교 기획실장으로, 1995. 12.부터 2017. 11.까지는 ○○대학교 설립 재단인 학교법인 △△학원의 이사로, 1997. 4.부터 2006. 6.까지는 학교법인 △△학원의 이사장으로, 2009. 4.부터 2018. 2.까지는 ○○대학교 총장으로 각 재직하였고, 1990. 2.부터 현재까지 ○○대학교 설립자가 세운 재단인 재단법인 △△문화재단의 이사로 재직 중에 있으며, 학교법인 △△학원은 ○○대학교와 □□□대학을 설치·경영하고 있다.
피고인은 2009. 4.부터 2018. 2.까지 학교법인 △△학원이 운영하는 ○○대학교의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소속 교직원 등을 지도·감독하고, 학교 관련 수입 및 지출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2) 각종 소송비용 등 관련 업무상횡령 등
사립학교의 학교법인이 설치·경영하는 학교에 속하는 회계 중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은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고, 또한 사립학교에 소속된 교직원이라 할지라도 그 사용자는 사립학교를 설치·경영하는 학교법인이므로 결국 그 소속 교직원과의 근로관계로 인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그 해결을 위해 발생한 변호사 선임비 및 교육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학교장 등 개인의 소송 수행을 위해 발생한 변호사 선임비 등은 학교법인이 부담하여야 하므로 교비회계에서 지급하여서는 아니된다.
가) 위탁교육 강사 수당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 비용 지출
피고인은 2012. 4. 27.경 경기도 화성시 (이하 생략)에 있는 위 ○○대학교에서, 위 대학교의 전임강사로 재직하였던 공소외 9 등 11명이 학교법인 △△학원을 상대로 강사 수당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자, 이와 관련한 변호사 선임 비용 명목으로 법무법인 ☆☆에 4,400,000원을 업무상 보관 중인 ○○대학교 교비에서 지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 교비 4,400,000원을 횡령하였다.
나) 파면 교원 상대 손해배상 소송비용 지출
피고인은 2014. 2. 26.경 위 대학교에서, 학교법인 △△학원이 위 대학교 교수로 근무하다가 파면된 공소외 5 교수 등 4명을 상대로 ○○대학교 총장이던 피고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이와 관련한 변호사 선임 비용 명목으로 ●●● 법률사무소에 48,400,000원을 업무상 보관 중이던 ○○대학교 교비에서 지급하고, 2014. 8. 19.경 위 대학교에서, 위 손해배상 청구소송 관련 인지대 및 송달료 명목으로 ●●● 법률사무소에 4,321,250원을 업무상 보관 중이던 ○○대학교 교비에서 지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 교비 52,721,250원을 횡령함과 동시에 2014. 8. 19.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을 다른 회계로 전출하였다.
다) 직원 해고무효확인소송 관련 소송비용 지출
피고인은 2014. 5. 2.경 위 대학교에서 위 대학교 ▽▽▽원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12. 3. 29. 자로 징계해고처분을 받은 공소외 4가 학교법인 △△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소송과 관련한 소송비용 명목으로 법무법인 ▲▲▲에 4,522,300원을 업무상 보관 중이던 ○○대학교 교비에서 지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 교비 4,552,300원을 횡령하였다.
라) ○○대학교 교직원 임면 관련 언론보도 대응비용 지출
2014. 8.~9.경 ○○대학교에 재직하던 국회의원 공소외 10의 딸 공소외 11 교수 재임용 과정에서 특혜의혹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자, 교수 임면 권한이 학교법인 △△학원에 있어 그와 관련된 비용은 교비회계에서 지불해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4. 9. 22.경 위 대학교에서 위 언론 보도와 관련된 법률 자문료 명목으로 ●●● 법률사무소에 11,000,000원을 업무상 보관 중이던 ○○대학교 교비에서 지급하고, 2014. 10. 31.경 위 대학교에서 위 언론 보도와 관련된 법률 자문료 명목으로 ●●● 법률사무소에 4,400,000원을 업무상 보관 중이던 ○○대학교 교비에서 지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 교비 15,400,000원을 횡령함과 동시에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을 다른 회계로 전출하였다.
3) 전 총장 추도식비 관련 업무상횡령 및 사립학교법위반
사립학교의 학교법인이 설치·경영하는 학교에 속하는 회계 중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은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다.
피고인은 피고인의 아버지인 ○○대학교 전 총장 공소외 1이 2009. 2. 20.경 사망하자 그에 대한 장례를 ○○대학교장으로 진행하기로 결정된 상황에서 2009. 4.경 총장으로 취임한 후, 2010년부터 진행될 위 공소외 1에 대한 추도식 비용을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 교비회계에서 지출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위 ○○대학교에서, 2010. 3. 26. 26,173,890원, 2011. 3. 28. 28,598,500원, 2012. 4. 4. 7,017,330원, 2013. 2. 6. 3,437,350원, 2015. 2. 6. 8,023,000원, 2016. 3. 29. 4,331,500원 합계 77,581,570원을 위 공소외 1에 대한 추도식비 명목으로 교비회계에서 지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 교비 77,581,570원을 횡령함과 동시에 2015. 2. 6. 8,023,000원, 2016. 3. 29. 4,331,500원을 위 공소외 1에 대한 추도식비 명목으로 사용하여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을 다른 회계로 전출하였다.
4) 개인항공료 등 관련 업무상횡령
사립학교의 학교법인이 설치·경영하는 학교에 속하는 회계 중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은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다.
피고인은 2010. 5.경 개인적 목적으로 피고인의 처 공소외 2와 함께 미국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항공료 및 출장경비를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 교비회계에서 지출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10. 5. 19.경 ○○대학교 교무처장 공소외 3으로부터 출장비 11,733,920원을 교비회계에서 지급받고, 2010. 5. 20. 위 공소외 3에게 지시하여 미국 시카고행 일등석 항공권 2매에 대한 항공료 24,250,000원을 교비회계에게 지출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 교비 35,983,920원을 횡령하였다.
5) 개인 연회비, 후원금, 경조사비 지급 관련 업무상횡령 등
사립학교의 학교법인이 설치·경영하는 학교에 속하는 회계 중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은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다.
피고인은 2013. 12. 24.경 위 ○○대학교에서, 천주교 ○○교구 후원금은 학교교육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피고인 개인 비용으로 지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천주교 ○○교구에 대한 후원금 명목으로 3,000,000원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한 것을 비롯하여 2009. 6. 15.경부터 2017. 9. 25.경까지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학교교육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피고인 개인의 단체 연회비, 후원금, 경조사비 합계 133,800,000원 상당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 교비 133,800,000원을 횡령함과 동시에 2014. 5. 23.경부터 2017. 9. 25.경까지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3번부터 순번 128번 기재와 같이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을 다른 회계로 전출하였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이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는 물론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 되어 횡령죄가 성립하는바, 사립학교법 제29조 및 같은 법 시행령에 의해 학교법인의 회계는 학교회계와 법인회계로 구분되고 학교회계 중 특히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은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는 등 용도가 엄격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교비회계자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면 그 자체로서 횡령죄가 성립하고, 업무상횡령죄와 교비회계수입 전출로 인한 사립학교법위반죄는 보호법익과 구성요건의 내용이 서로 다른 별개의 범죄로서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며, 수개의 업무상횡령 행위라 하더라도 피해법익이 단일하고, 범죄의 태양이 동일하며, 단일 범의의 발현에 기인하는 일련의 행위라고 인정될 때에는, 포괄하여 1개의 범죄라고 봄이 타당하고(대법원 2005. 9. 25. 선고 2005도3929 판결 참조),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범행의 일부에 대하여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사실심 판결선고시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이루어진 범행에 대하여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쳐 면소의 판결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며(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6도1252 판결 참조), 형법 제40조 소정의 상상적 경합관계의 경우에는 그 중 1죄에 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다른 죄에 대하여도 미치는 것이다(대법원 2007. 2. 23. 선고 2005도10233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인정사실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은 2017. 1. 13. 수원지방법원에서 ‘㉮ 2011. 1. 13.경 ○○대학교 ◇◇과 부교수 및 조교수로 재직하였던 자들이 학교법인 △△학원을 상대로 교수재임용이행 소송을 제기하자 이와 관련한 변호사 선임 비용 명목으로 법무법인 ☆☆에 550만 원을 업무상 보관 중인 ○○대학교 교비회계에서 지급하고, ㉯ 2012. 6. 5.경 ○○대학교 ▽▽▽원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징계해고처분을 받은 공소외 4가 학교법인 △△학원을 상대로 해고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자 이와 관련한 변호사 선임 비용 명목으로 법무법인 ☆☆에 660만 원을 업무상 보관 중인 ○○대학교 교비회계에서 지급하고, ㉰ 2012. 10. 30. 위 해고무효확인소송에 대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면서 법무법인 ■■■에 변호사 선임 비용 명목으로 11,219,060원을 업무상 보관 중인 ○○대학교 교비회계에서 지급하고, ㉱ 2013. 11. 11.경 위 사건 항소심 판결에 대한 상고 제기를 위해 법무법인 ■■■에 변호사 선임 비용 명목으로 7,941,000원을 업무상 보관 중인 ○○대학교 교비회계에서 지급하고, ㉲ 2013. 11. 1.경 피고인과 학교법인 △△학원을 고소인으로 하여 공소외 5 전 ○○대학교 교수 등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로 고소하면서 2013. 9. 10. 법무법인 ◁◁에 고소대리인 선임 비용 명목으로 2,200만 원을, 2014. 7. 21. 변호사 공소외 6에게 추가 고소대리인 선임 비용 명목으로 2,200만 원을 업무상 보관 중인 ○○대학교 교비회계에서 각 지급하여 위 각 금원을 횡령함과 동시에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을 다른 회계로 전출하였다’는 요지의 범죄사실이 포함된 업무상횡령죄 등으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수원지방법원 2016고합178, 247(병합)].
② 이에 피고인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였고 항소심은 2017. 10. 25. 위 부분에 대한 유죄 판단은 유지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7노373). 이에 쌍방이 상고하였고 대법원이 2020. 9. 24. 상고기각판결을 선고하여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17도17775, 이하 ‘선행사건’이라 한다).
나) 판단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면, 선행사건의 업무상횡령 범죄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횡령 부분은 피고인이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하에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범행을 동일한 방법으로 일정기간 반복적으로 행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전부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고 이 사건 사립학교법위반 행위는 이 사건 업무상횡령 행위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
① 선행사건의 업무상횡령 행위와 이 사건 업무상횡령 행위는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의 교비회계자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한 것으로 그 피해법익이 단일하다.
② 선행사건의 업무상횡령 행위와 이 사건 업무상횡령 행위는 모두 피고인이 ○○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교비회계 수입 및 지출을 총괄하면서 교비회계의 세출 대상이 아닌 항목의 비용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하도록 한 것으로 그 범죄의 태양이 동일함을 인정할 수 있고 그 지출 명목에 따라 범죄의 태양이 구분된다고 볼 수 없다.
③ 이 사건 업무상횡령 범죄사실의 범행기간은 2009. 6. 15.부터 2017. 9. 25.까지이고, 범행 내용은 위 범행기간 계속하여 교비회계의 세출대상이 아닌 항목의 비용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한 것으로 이 사건 업무상횡령 행위는 단일 범의의 발현에 기인한 일련의 행위임을 인정할 수 있다.
④ 선행사건의 업무상횡령 범죄사실의 범행기간이 이 사건 업무상횡령 범행기간에 포함되어 있고 그 범행내용도 동일하므로 선행사건의 업무상횡령 행위 역시 이 사건 업무상횡령 행위와 같은 단일 범의의 발현에 기인한 일련의 행위임을 인정할 수 있다. 비록 선행사건에서 업무상횡령죄가 경합범으로 처벌되었으나 이는 계속된 업무상횡령 행위 중 극히 일부만 기소된 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⑤ 이 사건 사립학교법위반 행위는 모두 그에 대응하는 업무상횡령 행위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
다) 결론
따라서 선행사건의 업무상횡령에 대한 위 확정판결의 효력은 위 선행사건의 항소심 판결선고 이전에 범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도 미친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확정판결이 있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의하여 면소를 선고하여야 할 것인데, 이와 달리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업무상배임 부분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의 이사이자 피해자가 운영하는 ○○대학교의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사립학교법 등에 따라 학교재산의 운용 및 관리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학교시설 임대로 발생하는 임대료 등 임대 관련 수익금은 학교회계로 편입시켜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1) 커피·음료 자판기 설치·운영 임대료 관련
피고인은 2015. 4.경 위 대학교에서, ◆◆◆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2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대학교의 교육용 기본재산으로서 교비회계에 속하는 학생회관 건물 등 일부에 관하여 ‘커피·음료 자판기 운영 신규계약’을 체결하면서, 2015. 6. 1.부터 2018. 5. 31.까지 3년간 임대해 주는 대가로 연간임대료 40,000,000원 외에 임대료 중 일부를 재단법인 △△문화재단(이하 ‘△△문화재단’이라 한다)이 기부금 형식으로 제공받기로 하였다.
그에 따라 피고인은 위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대학교 후생관재과 담당 직원인 공소외 13을 통해 공소외 12 회사의 계약 담당자인 공소외 14에게 임대료 중 일부에 해당하는 270,000,000원을 피해자가 경영하는 ○○대학교가 아닌 △△문화재단에 기부금 명목으로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공소외 12 회사는 이에 동의하였다.
피고인은 그 후 공소외 12 회사로부터 학교시설의 임대로 발생한 수입으로서 학교회계에 편입되어야 할 임대료 90,000,000원을 2015. 7. 17. 기부금 명목으로 △△문화재단의 계좌로 송금받고, 계속하여 2016. 6. 30. 90,000,000원, 2017. 9. 15. 90,000,000원을 기부금 명목으로 △△문화재단의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학교시설 임대로 발생하는 임대료 등 임대 관련 수익금을 학교회계로 편입시켜야 할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문화재단으로 하여금 270,000,000원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에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2) 구내서점 운영 임대료 관련
피고인은 2013. 8.경 위 대학교에서, 주식회사 ▷▷▷(이하 ‘공소외 7 회사’라 한다)과 사이에 ○○대학교의 교육용 기본재산으로서 교비회계에 속하는 도서관 건물의 일부에 관하여 ‘구내서점 운영’을 체결하면서, 2014. 8. 1.부터 2016. 7. 31.까지 2년간 임대해 주는 대가로 보증금 15,000,000원 및 연간 임대료 20,000,000원 외에 임대료 중 일부를 학교법인 △△학원(법인회계)이 기부금 형식으로 제공받기로 하였다.
그에 따라 피고인은 위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대학교 후생관재과 담당 직원을 통해 공소외 7 회사의 계약 담당자인 공소외 8에게 임대료 중 일부에 해당하는 55,500,000원을 ○○대학교가 아닌 학교법인 △△학원(법인회계)에 기부금 명목으로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공소외 7 회사는 이에 동의하였다.
피고인은 그 후 공소외 7 회사로부터 학교시설의 임대로 발생한 수입으로서 학교회계에 편입되어야 할 임대료 18,000,000원을 2013. 8. 16. 기부금 명목으로 학교법인 △△학원(법인회계)의 계좌로 송금받고, 계속하여 2014. 12. 15. 19,500,000원, 2015. 3. 4. 16,500,000원, 2015. 11. 10. 1,500,000원을 기부금 명목으로 학교법인 △△학원(법인회계)의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학교시설 임대로 발생하는 임대료 등 임대 관련 수익금을 학교회계로 편입시켜야 할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학교법인 △△학원(법인회계)으로 하여금 55,500,000원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에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외 12 회사와 공소외 7 회사가 기부금 명목으로 △△문화재단 및 학교법인 △△학원 계좌로 송금한 금원의 실질이 학교시설에 대한 임대료의 일부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① 공소외 12 회사와 공소외 7 회사의 학교시설 사용에 관하여는 ○○대학교와의 사이에 별도의 임대차 계약이 체결되었고, 학교시설에 대한 임대료는 학교의 입지조건, 임대시설의 학교 내에서의 위치, 임차인의 사업 규모 및 임대 목적 등에 따라 달리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위 임대차 계약에서 정한 임대료가 적정 임대료보다 현저히 낮은 금액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② 당시 공소외 12 회사의 지점장이었던 공소외 14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학생회관 건물 등에 관한 자판기 운영 신규계약 체결 당시 학교 측의 요청에 따라 애초 위 계약과 관련하여 공소외 12 회사에서 지출할 예정이었던 금액 중 상당 부분을 기부금으로 지급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한 바 있고, 그와 같은 진술내용에 비추어 보면, 당시 공소외 12 회사에 대하여 기부금 지급 요구 내지 권유가 있었던 정황은 인정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당연히 위 기부금 상당액이 임대료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증인 공소외 14도 이 법정에서 공소외 12 회사 측에서 지출을 예정하였던 금액은 동종의 기존 입점업체를 통해 확인한 금액을 참조하여 산정한 것으로, 공소외 12 회사가 학교에 입점할 경우 계약과 관련하여 지출하게 될 임대료와 기부금 등을 합산한 금액이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③ 공소외 7 회사는 2013. 6. 4. ○○대학교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후 2013. 8. 16. 비로소 학교법인 △△학원에 1,800만 원을 기부하였다가 그로부터 10일 후인 같은 달 26. 위 1,800만 원을 환급받았는데, 위 법인에 대한 기부금이 임대료의 일부라면 공소외 7 회사가 위 금원을 환급받은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고, 당시 공소외 7 회사 직원으로서 ○○대학교 내 구내서점 운영 계약을 체결하였던 공소외 8은 이 법정에서 입점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하여 기부금을 지급한 것이고, 같은 취지에서 공소외 7 회사에서 장학금 지급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기도 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④ ○○대학교 총장 또는 □□□대학교 총장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공소외 12 회사와 공소외 7 회사를 포함한 8개 입점업체의 기부금을 교비회계로 세입조치하도록 한 교육부장관의 시정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서울행정법원 2018구합5062, 서울고등법원 2018누77380, 대법원 2021두45251)에서, 위 입점업체들에게는 사업상 필요에 의하여 상당액을 기부할 동기와 학교시설을 사용하는 사업으로 수익을 얻는 관계를 계기로 학교 또는 학교교육을 위하여 기부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업체들이 지급한 금원은 학교에 대한 기부금으로 봄이 상당하고, 학교법인이나 △△재단이 수령하더라도 이는 법인이나 재단이 학교를 대신하여 수령한 것으로 교비회계의 세입에 해당한다는 전제하에 이미 교비회계로 전출 완료된 금액에 대한 시정명령 부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선고, 확정된 바 있다.
다. 커피·음료 자판기 설치·운영 임대료 관련 당심의 판단
1) 학교시설 사용료·이용료와 기부금 등 수입 관련 규정의 내용 및 개정 경위
가) 관련 규정의 내용
구 사립학교법(2013. 1. 23. 법률 제11622호로 개정되고, 2020. 12.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개정 후 구 사립학교법’이라 한다) 제29조 제2항은 교비회계의 세입·세출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되, 특히 학교가 받은 기부금 및 수업료 기타 납부금은 교비회계의 수입으로 하여 이를 별도 계좌로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교비회계의 세입·세출에 관한 사항을 정하도록 한 위임에 따라 구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은 입학금, 수업료, 각종 증명수수료 등 외에도 제3호에서 ‘학교시설의 사용료 및 이용료’를, 제8호의2에서 ‘학교가 학교교육에 사용할 목적으로 받은 기부금’을 각 교비회계의 세입에 해당하는 수입으로 규정하고 있다.
나) 기부금 수입 관련 규정의 개정 경위
구 사립학교법(2013. 1. 23. 법률 제116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개정 전 구 사립학교법’이라 한다) 제29조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학교에 속하는 회계는 이를 교비회계와 부속병원회계(부속병원이 있는 경우에 한한다)로 구분할 수 있고, 교비회계는 등록금회계와 기금회계로 구분하며, 각 회계의 세입·세출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되 수업료 기타 납부금은 교비회계의 수입으로 하여 이를 별도 계좌로 관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2013. 1. 23. 개정으로 후단의 교비회계의 수입을 정한 부분에 ‘학교가 받은 기부금’을 추가함으로써 위 가)에서 본 개정 후 구 사립학교법과 같은 규정(학교가 받은 기부금 및 수업료 기타 납부금을 교비회계의 수입으로 하여 별도 계좌로 관리하여야 한다)을 두게 되었다.
개정 후 구 사립학교법 부칙 제2조에 따르면 위 제29조 제2항의 개정규정은 위 법 시행 후 최초로 시작하는 회계연도부터 적용하도록 되어 있고, 학교법인의 회계연도는 그가 설치·경영하는 사립학교의 학연도에 따른다(사립학교법 제30조).
그런데 개정 전 구 사립학교법의 위임을 받아 교비회계의 세입에 관한 사항을 정한 구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은 2012. 7. 24. 자 개정으로(2012. 7. 27. 시행) ‘학교가 학교교육에 사용할 목적으로 받은 기부금’을 제8호의2로 추가하여, 학교교육에 사용할 목적으로 받은 기부금이 법률 차원에서 교비회계의 수입 항목으로 추가되기 전에 이미 이를 교비회계의 세입으로 처리하도록 규정하여 왔다. 위와 같이 시행령이 개정된 이유는, 일선에서 학교에 기부된 기부금을 교비회계의 수입으로 처리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부금이 학교법인의 운영비 등으로 사용되는 등 본래의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사례가 있어 이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학교에 기부된 기부금이 본래의 목적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개선하고자 함에 있다.
2)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공소외 12 회사의 수도권 자동판매기 지점장 공소외 14는 2015. 4. 초경 ○○대학교 및 □□□대학교에서 커피 및 음료자판기를 운영하고자 ○○대학교에 방문하여 자판기 운영 제안서를 제출하였는데, 그 중 임대료에 관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 ○○대학교
임대료 제안/년: 1안
현 설치장소 유지: 124,500,000원(부가가치세, 기타 관리비 포함),
오물수거비 월 180,000원
임대료 제안/년: 2안
당사 장비 설치 안: 130,000,000원(부가가치세, 기타 관리비 포함),
오물수거비 월 180,000원
● □□□대학교
임대료 제안
당사 장비 설치 안: 35,000,000원(부가가치세, 기타 관리비 포함)
나) 공소외 14가 2015. 3. 30. 작성한 공소외 12 회사 내부 입찰품의서 기안문에는 ○○대학교와 □□□대학교 임대료 입찰안으로 1안 1억 5,000만 원, 2안 1억 6,000만 원(각 부가가치세 별도)이 기재되어 있으며, 위 기안문은 2015. 4. 1. 결재가 완료되었다.
다) 공소외 12 회사와의 자판기운영계약을 담당한 ○○대학교의 후생관재과 담당 직원 공소외 13은 2015. 4. 15.경 커피·음료 자판기 운영 신규계약(안)이라는 제목의 ○○대학교 내부 기안문을 작성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계약업체명: ◆◆◆(주)(★★★ 자회사)
2. 설치대수: 71대(커피22대, 음료49대)-기존 업체와 동일
3. 계약기간: 2015. 6. 1.~2018. 5. 31. (3년간)
4. 장소 사용료: 년 40,000,000원(VAT 포함)
5. 쓰레기처리비: 년 2,160,000원(VAT 별도)
위 기안문은 후생관재차장 공소외 15, 총무차장 공소외 16, 경영지원실장 공소외 17, 부총장 공소외 18 등의 결재를 거쳐 최종적으로 피고인이 그에 대한 결재를 완료하였다.
라) 공소외 14는 2015. 5. 26. ○○대학교·과학대학교 자동판매기 신규 설치(품의)라는 제목의 공소외 12 회사 내부 기안문을 작성하였는데, 위 기안문의 결재의견란에는 "학교측 요청에 의해 총 장소사용료 163.7백만 원 중 115백만 원은 기부금 형태로 지급하고자 합니다."라는 기재가 있다. 같은 기안문상 임대료란의 임대료는 ○○대학교 128,523,000원(임대료 36,363,000원, 기부금 90,000,000원, 오물처리분담금 2,160,000원), □□□대학교 35,180,000원(임대료 9,090,000원, 기부금 25,000,000원, 오물처리분담금 1,090,000원), 합계 163,703,000원이며, 비고란에는 ‘-대학재단 기부금: 영수증 처리, -임대료, 오물처리분담금: VAT별도’라는 기재가 있다.
마) ○○대학교는 2015. 5. 말경 공소외 12 회사와 사이에, 계약기간 2015. 6. 1.부터 2018. 5. 31.까지, 장소사용료 연 40,000,000원(VAT 포함, 납부일 2015. 6. 15., 2016. 6. 15., 2017. 6. 15.), 쓰레기처리비용 월 180,000원(VAT 별도)으로 하는 ○○대학교내 커피·음료자동판매기 위탁운영계약(이하 ‘이 사건 위탁운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한편 □□□대학교는 2015. 5. 28. 공소외 12 회사와 사이에, 계약기간 2015. 6. 1.부터 2018. 5. 31.까지, 장소사용료 연 10,000,000원(VAT 포함, 납부일 2015. 6. 15., 2016. 6. 15., 2017. 6. 15.), 쓰레기처리비용 월 100,000원(VAT 포함)으로 하기로 하는 커피·음료자동판매기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하였다.
바) 공소외 12 회사는 이 사건 위탁운영계약 기간 중인 2015. 7. 17. 1억 1,500만 원, 2016. 6. 30. 1억 1,500만 원, 2017. 9. 15. 9,000만 원 합계 3억 2,000만 원을 △△문화재단에 기부금으로 지급하였다(2015. 7. 17. 자 및 2016. 6. 30. 자 기부금 중 각 9,000만 원 및 2017. 9. 15. 자 기부금 9,000만 원의 합계 2억 7,000만 원을 ‘이 사건 기부금’이라 한다).
사) 공소외 12 회사 이전에 ○○대학교 및 □□□대학교의 자판기 운영업체였던 주식회사 ▼▼▼(주식회사 ◀◀◀)는 연간 임대료로 2,000만 원(최초 계약시인 2008년경 4,500만 원에서 점차 감액되어 2013년경부터 위 금액으로 되었다)을 ○○대학교(교비회계)에, 연간 기부금으로 98,000,000원을 △△문화재단에 각 지급한 바 있다.
아) 한편, △△문화재단은 피고인의 선친인 고 공소외 1이 설립한 재단법인으로 이 사건 이전 경부터 현재까지 피고인이 대표자 이사로 재직 중이다.
3) 구체적 판단
가) 우선 이 사건 기부금의 실질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공소외 12 회사가 이 사건 자판기운영계약과 별도로 이 사건 기부금을 △△문화재단에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그 실질은 공소외 12 회사가 ○○대학교에 자판기를 설치, 운영함에 따른 학교시설 사용에 대한 대가적 성격을 갖는 금원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① 공소외 14는 원심 법정에서 ○○대학교(□□□대학교 포함)에 제시한 제안서의 임대료는 ‘통상의 임대료 산정 기준인 예상 매출에 대한 30%~33%의 비율로 임대료를 책정하여 제안한 것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통상의 임대료 산출 기준이나 근거에 관하여, ‘저희가 신규로 할 때는 2년제, 4년제 대학의 학생 수와 현재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대학교의 매출액, 임대료를 기준으로 해서 산정한다’, ‘지금은 (매출액)의 33%인데, 당시에는 상대방과 경쟁심으로 하기 때문에 35%까지도 제안을 했었다’고도 진술하였다. 실제로 공소외 12 회사의 내부 기안 문서에는 ○○대학교에 제안할 임대료 금액이 예상매출액(공소외 14의 원심 법정 진술에 따르면 당시 ○○대학교의 예상 매출액은 5억 원이었다)의 29.2%(1안) 내지 31.9%(2안)로 기재되어 있다. 공소외 12 회사가 이 사건 위탁운영계약 체결 이후 실제로 ○○대학교 측에 납부한 임대료와 △△문화재단에 납부한 기부금을 합한 금액(168,575,000원, 부가가치세 포함)은 원래 공소외 12 회사가 제안하였던 임대료 금액(2안을 기준으로 165,000,000원)과 거의 동일하다.
② 만약 공소외 12 회사가 예상하고 제안한 임대료가 처음부터 4,000만 원(□□□대학교의 임대료까지 합할 경우 5,000만 원)이었는데 학교 측이 그 금액 외에 추가 기부를 권하거나 요청한 상황이었다면 과연 공소외 12 회사가 자발적으로 그 요청에 응하였을지도 의문일 뿐 아니라 설령 기부 의사를 밝혔다 하여도 그 기부금액이 예상 임대료의 2배가 넘는 9,000만 원에 달하였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공소외 14는 원심 법정에서, ‘타 대학에 입점 시에도 기부를 한 경우는 있었지만, 그 기부금액은 100만 원~ 200만 원 정도 수준이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결국 공소외 12 회사는 임대료 지급과 별도로 학교 발전이나 재단의 목적 사업을 위해 자발적으로 9,000만 원(□□□대학교의 계약에 따른 기부금을 포함할 시 1억 1,500만 원)의 기부 의사를 표시한 것이 아니라 학교 측이 요청하는 금액이 당초부터 입점을 위하여 책정하고 제안하였던 임대료 상당액의 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그 요청에 응한 것일 뿐으로 봄이 합리적이다.
③ 공소외 13은 수사기관 및 원심에서, ‘기부금 형식의 임대료 납부는 학교의 요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기부금 납부대상이 학교법인 △△학원이 되는 경우도 있고, △△문화재단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학교 측에서 정해준다’, ‘공소외 12 회사의 제안을 후생관재차장 공소외 15, 총무차장 공소외 16 등에게 보고하자, 공소외 16이 "임대료를 조금 올리고 나머지는 다 기부금으로 받으라"고 지시하면서 기부 대상을 학교법인 △△학원으로 할지 재단법인 △△문화재단으로 할지는 추후에 알려주겠다고 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다. 공소외 14는 원심 법정에서 ‘혹시 공소외 12 회사의 매출감소와 적자로 인하여 2017년도에는 다른 해보다 적은 액수의 기부금을 지급한 것은 아닌가’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이게 계약사항인데 매출이 안 나왔다고 해서 기부금을 적게 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얘기이다’라고 답변하였다. 또한 원심 증인 공소외 15는 ‘(공소외 12 회사) 이전 업체가 ▼▼▼인데, 운영이 잘 안되어서 임대료 및 기부금을 좀 깎아달라는 제안이 들어온 차에 공소외 12 회사에서 제안이 들어왔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관련자들의 진술은 대학교 편의시설 입점 업체가 납부하는 기부금은 그 지급 여부나 액수 책정에 있어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계약상 의무에 준하는 것이었고, 학교 담당자들이나 입점 업체들 모두 그것이 학교 측 동의가 있어야만 감액할 수 있는 성질의 금원임을 당연한 전제로 여기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④ 2017. 9. 15. 1억 1,500만 원이 아닌 9,000만 원만이 △△문화재단에 지급된 경위에 대하여 공소외 14는, ‘○○대학교 것이 지급이 되었고, 아마 □□□대학교 부분이 안 들어갔을 것이다’, ‘재단에서 청구서가 와야 지급을 할 수 있는데, 재단에서 청구를 하지 않았다. 당시 검찰 조사가 시작되어서 청구를 안 하는 모양이라고 자연스럽게 판단했다, 저희는 재단에서 청구서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그 무렵 피고인을 둘러싼 각종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 내지 교육부 감사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하면, 2,500만 원 부분을 지급하지 못한 경위에 대한 공소외 14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공소외 12 회사의 당시 전산 집행 내역에도 2017. 9. 15. 지급된 9,000만 원에 대하여 ‘○○대학교(#7001618)기부금_2017’으로 기재가 되어 있어 공소외 14의 진술에 부합한다.
나) 피고인은 공소외 12 회사와의 자판기운영계약 체결 및 기부금 약정에 즈음하여 이루어진 일련의 제안 내지 협상 과정을 전혀 알지 못하고 이에 관여한 바도 없으며, 결재 상신된 임대료 4,000만 원이 종전 업체의 임대료보다 높기 때문에 이를 결재하였을 뿐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공소외 12 회사와의 자판기 운영계약을 통해 공소외 12 회사로부터 교비회계로 받을 수 있었던 연 임대료 9,000만 원을 기부금의 형식으로 △△문화재단에 지급되도록 한다는 사정을 알고 승인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공소외 13은 피고인에게 결재를 올린 기안서에, ‘(공소외 12 회사가) 기존 업체보다 장소사용료를 많이 지급한다’고 기재하였는데, 당시 기존 업체인 주식회사 ▼▼▼는 구내 자판기 운영과 관련하여 임대료 2,000만 원을 학교 측에, 기부금 9,800만 원은 △△문화재단에 지급하여 합계 1억 원이 넘는 돈을 지급하고 있었으므로, 공소외 12 회사 측의 기부금 9,000만 원이 아니었다면 공소외 12 회사와의 신규계약으로 기존 업체로부터 받는 총 금액은 현저히 적어지는 상황이었다. △△문화재단 대표자 이사이기도 한 피고인이 기존 업체의 기부사실이나 그 액수를 알지 못하였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즉, 중간 결재자들은 물론이고 최종결재권자인 피고인이 공소외 12 회사의 기부금 액수를 알지 못한 채 단지 임대료를 4,000만 원으로 하는 공소외 12 회사와의 신규 계약을 승인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② 공소외 13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결재를 받을 때 임대료와 기부금이 얼마인지 모두 보고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특히 ‘결재를 올릴 때 일부 금액을 기부금으로 처리하기 위해서 서류상의 임대료를 제외한 나머지 기부금액을 연필로 적거나 포스트잇에 적어 결재를 받았다’거나 ‘공소외 16 차장이나 공소외 17 기획실장과 함께 총장인 피고인에게 직접 보고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공소외 15는 검찰 제2회 조사 시, ‘학교 편의시설 운영계약 결재 서류에 연필로 기부금액을 적든지 아니면 포스트잇에 기부금액을 적어 보고하지 않는가요’라는 질문에 ‘연필로 기부금액을 적든지 아니면 포스트잇에 전년도 임대료 및 기부금액을 적어 보고를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다만 윗분들께 기부금액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보고를 드린다’는 취지로 답한 바 있다. 공소외 17도 제4회 검찰 피의자신문 시 ‘피고인도 계약 담당자들이 학교 편의시설 운영업체들이 제안한 임대료 중에 일부를 학교법인 △△학원이나 재단법인 △△문화재단 앞으로 기부금 형식으로 지급할 것을 요청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요’라는 질문에 ‘예, 알고 계실 것입니다’라고 답변하기도 하였다. 즉, 이 사건 운영계약의 실무 담당자부터 중간 결재권자들에 이르기까지 관련자들은 임대료와 기부금 액수가 피고인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보고가 된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나아가 당시 △△문화재단은 기부금 외 다른 수입이 없고, 별도의 직원도 없어 ○○대학교 기획실 소속 공소외 19와 공소외 20이 △△문화재단의 기부금 수입 관련 업무를 함께 담당하였다. 오히려 신규 업체를 새로이 입점시키는 상황에서 하위 직원인 공소외 13이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최종 결재권자인 피고인의 지시나 승인 없이 업체가 제안한 임대료 중 약 70%에 달하는 금액을 심지어 학교법인도 아닌 △△문화재단의 기부금으로 전환하라고 요청하였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다) 따라서 피고인은 그 실질이 학교 시설의 사용에 대한 대가여서 교비회계의 세입 대상인 금원을 공소외 12 회사로 하여금 제3자인 △△문화재단의 기부금으로 납부하도록 함으로써 ○○대학교 교비회계에 손실을 가져왔는바, 이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대학교 총장으로서의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문화재단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
라) 설령 공소외 12 회사가 입점 업체로 선정되고자 하는 목적으로 통상의 임대료 책정 방법과 기준에 따라 산정한 임대료 액수보다 명목상의 임대료를 낮추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 낮춘 임대료 상당액만큼을 기부금으로 지급하여 달라는 학교 측의 요청에 응한 것을 가리켜 실질적인 기부의사에 의한 기부로 본다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기부금은 ‘학교가 학교교육에 사용할 목적으로 받은 기부금’(구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제8호의2) 또는 ‘기타 학교법인의 수입으로서 다른 회계에 속하지 아니하는 수입’(같은 항 제9호)으로서 교비회계로 세입되어야 할 금원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그와 같은 금원을 전혀 별개의 단체인 △△문화재단에 기부되도록 한 피고인의 행위가 업무상배임죄로 인정됨에는 영향이 없다.
① 공소외 14는 원심에서, ‘저희가 자판기를 운영하는 주목적이 꼭 이익을 내고자 하는 것만은 아니고, 학생들이 추구하는 음료 트렌드를 바로바로 알 수 있고, 또 대학생들이 미래의 엄마 아빠이기 때문에 우리 브랜드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 부분들이 강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진술에 의하면, 공소외 12 회사는 이 사건 위탁운영계약을 통해 학교시설을 이용하면서 학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학생들과 접하는 기회를 이용한다는 사업상 필요를 고려하여 그에 대한 대가로서 학교에 해당 금원을 기부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인다.
② 관련 행정사건(원심이 인용한 서울고등법원 2018누77380)에서도 법원은, ‘공소외 12 회사가 작성한 기부금 약정서에 기부금의 용도가 "△△문화상 사업"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공소외 12 회사가 △△문화재단을 위하여 별도로 기부금을 납부할 계기나 원인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약정서의 기부 상대방의 특정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위 업체가 학교시설을 사용하는 사업으로 수익을 얻은 관계를 계기로 학교 또는 학교교육을 위하여 기부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
③ 피고인은 기부금 약정서에 드러난 기부 상대방이나 기부금 영수증 발급자가 △△문화재단인 이상 공소외 12 회사의 의사는 △△문화재단에 기부한다는 의사로 보아야 하므로 이를 ‘학교에 대한’ 기부금이나 ‘학교가’ 수령한 기부금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도 다툰다. 그러나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교비회계로 귀속됨이 마땅한 학교 시설 입점 업체의 기부금 수령자를 △△문화재단으로 지정하도록 유도하고 △△문화재단에 기부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도록 하여 이를 실제로 지급되도록 한 일련의 행위 자체가 업무상배임에 해당한다는 것이지 기부행위를 한 당사자가 기부 시점에 △△문화재단에 기부할 의사가 없었어야만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④ 한편, 앞서 본 관련 행정사건의 판결은 교비회계로 세입될 성격의 ‘학교에 대한 기부금’을 △△문화재단이 수령한 점에 대하여 △△문화재단이 ‘학교를 대신하여 수령하였다’는 취지로 설시하였으나, 이와 같은 설시는 학교 시설 입점업체들로부터 기부된 기부금이 △△문화재단에 대한 기부금으로 세입된 상태의 실질을 평가하여 학교법인 △△학원 산하 ○○대학교의 교비회계 세입으로 바로잡아 위법상태를 시정하기 위한 의제적 설시일 뿐 그것만으로 △△문화재단이 학교를 대신하여 기부금을 수령하도록 한 피고인의 행위 자체에 대한 형법적 평가가 달라질 것은 아니다. 나아가 위와 같은 △△문화재단에 대한 피고인의 기부금 유도 행위는 구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제8호의2가 ‘학교가 학교교육에 사용할 목적으로 받은 기부금’을 교비회계의 세입으로 하도록 개정된 이후에 이루어졌고, 2014 회계연도부터는 같은 취지의 개정 구 사립학교법 제29조 제2항 역시 시행 중에 있었다. 결국 피고인은 ○○대학교 총장으로서 ○○대학교 시설의 이용 및 사용 업체의 기부금이 ○○대학교 교비회계에 세입 처리되어 교비회계 재정이 건전하게 유지되도록 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기부금을 전혀 별개의 단체인 △△문화재단에 귀속되도록 함으로써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에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켰다.
라. 구내서점 운영 임대료 관련 당심의 판단
1) 인정사실
가) 공소외 7 회사는 2013. 6. 4. ○○대학교와 사이에 기간 2013. 8. 1.부터 2016. 7. 31.까지, 보증금 2,000만 원, 연 장소사용료 1,500만 원으로 하여 공소외 7 회사가 ○○대학교의 구내서점을 임차 및 운영하기로 하는 구내서점 신규 설치 운영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서점 운영계약’이라 한다).
나) 공소외 7 회사는 이 사건 서점 운영계약에 따른 장소사용료와 별도로 2013. 8. 16. 1,800만 원, 2014. 12. 15. 1,950만 원, 2015. 3. 4. 1,650만 원, 2015. 11. 10. 150만 원을 학교법인 △△학원에 일반기부금으로 지급하였다(단, 2013. 8. 16. 납부한 1,800만 원은 2013. 8. 26. 공소외 7 회사에 반환되었다).
2) 구체적 판단
가) 위 인정사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보태어 보면, 공소외 7 회사의 학교법인 △△학원에 대한 기부금 역시 공소외 7 회사가 학교 시설을 임차하여 사용하는 대가로서의 성격을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공소외 7 회사의 상무이사로서 계약 체결 업무를 담당한 공소외 8은 수사기관에서, ‘학교법인 △△학원에 납부한 기부금을 임대료 개념으로 보고 지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고, 원심 법정에서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내는 입장에서 전체 금액을 이렇게 주나 저렇게 납부하나 매일반인데 3~4군데 다른 대학에서도 그렇게 처리를 하기 때문에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했던 것이고, 개념을 따지지 않았다’고 대답하였다.
② 또한 공소외 8은 원심 법정에서, ‘매출이익이 1억 원 정도 되기 때문에, (매출액의) 3~4%는 내야 된다고 해서 우리가 낼 것을 3,000~4,000만 원 정도로 예상했다’ ‘○○대학교 경우는 지방 소재 대학이므로 학생 한 명당 7~8만 원을 예상 매출액으로 삼았다’, ‘○○대학교의 연 매출액은 7~8억 원 정도로 예상하였다’ ‘학교에서 원하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기부를) 했던 것이다’라는 등으로 진술하였다. 2013. 8. 26. 반환된 1,800만 원을 제외하더라도 실제 공소외 7 회사가 2013. 8. 1.부터 2015. 11. 10.까지 2년 3개월 남짓 사이 기간에 임대료 또는 기부금 명목으로 납부한 총 금액은 6,750만 원[= 임대료 3,000만 원(1,500만 원 × 2년) + 기부금 3,750만 원(1,950만 원 + 1,650만 원 + 150만 원)]으로 공소외 8이 예상하였던 연 3,000~4,000만 원 사이 금액과 일치한다.
③ 비록 공소외 8이 2013. 8. 16. 납부한 1,800만 원을 2013. 8. 26. 반환받은 경위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기는 하나, 위 공소외 12 회사 관련 업무상 배임죄에 대한 판단 부분에서 살펴보았듯이 ○○대학교 편의시설 입점 업체가 납부하는 기부금이 계약상 의무에 준하는 것으로서 학교 측 동의가 있어야 감액할 수 있는 성질의 금원이었음을 감안할 때 위 반환은 기부금 액수나 지급 시기에 관하여 그 당시 학교 측과의 다른 내용의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단된다. 따라서 위 한 차례의 반환 사실만으로 공소외 7 회사의 기부금이 임대차의 대가가 아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은 그 실질이 학교 시설의 사용에 대한 대가여서 교비회계의 세입 대상인 금원을 공소외 7 회사로 하여금 학교법인 △△학원의 법인회계에 세입되는 법인에 대한 기부금으로 납부하도록 함으로써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 산하 ○○대학교 교비회계에 손실을 가져왔는바, 이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대학교 총장으로서의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
나) 설령 공소외 7 회사가 입점 업체로 선정되고자 하는 목적으로 통상의 임대료 책정 방법과 기준에 따라 산정한 임대료 액수보다 명목상의 임대료를 낮추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 낮춘 임대료 상당액만큼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것을 가리켜 실질적인 기부의사에 의한 기부로 본다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소외 7 회사의 기부금은 ‘학교가 학교교육에 사용할 목적으로 받은 기부금’(구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제8호의2)으로서 교비회계로 세입되어야 할 금원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그와 같은 금원을 학교법인 △△학원의 법인회계로 기부되도록 한 피고인의 행위가 업무상배임죄로 인정됨에는 영향이 없다.
① 공소외 8은 학교법인 △△학원에 지급한 기부금에 대하여, ‘우리가 3,000~ 4,000만 원을 내겠다고 했는데 그 중에 장학금까지 포함해서 그 정도 내겠다고 했던 것은 맞다’, ‘처음부터 장학금을 내겠다고 우리가 이야기를 했고, (담당자가) 장학금은 어디로 내고, 임대료는 어디로 내라고 했던 것 같다’ 등 이 부분에 관한 진술 시 대부분 "장학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장학금"은 그 자체로도 학교 교육을 위하여 학생들에게 기부한다는 취지로 이해되는 단어인데다가, 공소외 7 회사가 학교시설을 임차하여 학교 서점을 운영하면서 대학교 학생들의 교재나 수업자료 등 학업에 필요한 교재를 제공하는 기능을 하는 업체인 점까지 감안하면, 공소외 7 회사의 기부 동기나 원인은 학교 교육을 위한 것으로서 그 기부금은 학교 교육을 위한 기부금으로 인정된다. 같은 이유로 관련 행정사건에서도 이 부분 공소외 7 회사의 기부금이 학교에 대한 기부금으로 인정되어 법인회계에서 교비회계로 전출되어야 한다고 판단된 바 있다.
② 공소외 8의 진술에 의하여 알 수 있는 공소외 7 회사의 기부 의사(학생들에게 지급될 장학금)나 기부 동기, 기부 금액 책정 경위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내지 그 지시를 받은 직원들의 법인 기부금으로의 유도 행위가 아니었다면 공소외 7 회사의 기부금 상당액은 처음부터 임대료에 포함되어 ‘학교 시설 사용료’로 세입되었거나 적어도 ‘학교를 위한 기부금’으로서 교비회계에 세입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③ 위에서 살펴 본 구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제8호의2, 개정 후 구 사립학교법 제29조 제2항의 개정 취지나 내용, 사립학교법이 교비회계를 학교법인의 일반 회계 기타 다른 회계로부터 엄격히 분리할 것을 규정한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결국 피고인은 ○○대학교 총장으로서 ○○대학교 학교 시설을 사용하는 업체의 기부금이 ○○대학교 교비회계에 세입 처리되어 교비회계 재정이 건전하게 유지되도록 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공소외 7 회사의 기부금을 교비회계가 아닌 법인회계에 일반기부금으로 귀속되도록 함으로써 피해자 학교법인 △△학원의 ○○대학교에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켰다.
마. 소결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업무상배임의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되는바,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피고인의 항소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이 일부 이유 있으며, 검사의 항소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이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범죄사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은 앞서 본 제4의 가항 기재와 같다.
【증거의 요지】1. 원심 증인 공소외 14, 공소외 15, 공소외 21, 공소외 8, 공소외 13, 공소외 17, 공소외 22의 각 법정진술
1. 공소외 23에 대한 일부 경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피의자 공소외 17 제출의 참고자료 첨부), 수사보고(기부금 관련 제출 자료 첨부), 수사보고(시설업체 기부금 교비회계 세입현황), 수사보고(○○대 기부금 관련 임대업체 현황), 수사보고(공소외 12 회사음료 제출 품의서 첨부), 수사보고(공소외 12 회사음료와의 신규계약 관련 품의서 및 운영계약서 첨부), 수사보고(♠♠은행 등 학교시설 운영업체와의 내부결재서류 첨부), 수사보고(△△학원 및 △△문화재단 수입지출 현황), 수사보고(○○대학교 및 △△학원 기부금 약정서식 확인 보고)
1. 학교시설 사용 대가 기부금 수입 학교법인 △△학원 세입처리 현황, 년도별 임대현황(2005년도~2017년도), 학교시설 관련 기부금 △△학원 세입현황, 학교시설 관련 기부금 △△문화재단 세입현황, ○○대학교 자동판매기 운영입찰 참가 품의서 등 각 1부, 신규계약 품의서 등 자료 각 1부
【법령의 적용】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양형의 이유】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개월∼10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횡령·배임범죄 〉 01. 횡령·배임 〉 [제2유형]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8개월∼3년(동종경합 합산 결과 1단계 상승으로 형량범위 하한의 1/3 감경)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학교 시설 입점 업체들이 제안하는 임대료 중 일부를 피고인이 대표자로 있는 △△문화재단에 기부하도록 하거나 학교법인의 법인회계에 세입되는 일반 기부금으로 기부하도록 하여 세입과 세출이 엄격하게 특정되어 있는 교비회계 재정의 건전성을 해하였다. 이는 ○○대학교 총장이라는 피고인의 지위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 또한 저버린 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금액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크다.
다만, 피해금액 모두 교비회계로 전출되어 피해가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면소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3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제3의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의하여 면소를 선고한다.
판사 이정엽(재판장) 이아영 이은비
사건번호
2022노1482
업무상횡령·업무상배임·사립학교법위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