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번호
2024다316391
회사에관한소송
📌 판시사항
[1] 대표이사가 부담하는 다른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감시의무의 내용 /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나 일부 이사들만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 구축하여야 할 내부통제시스템의 형태 및 내부통제시스템이 합리적으로 구축되고 정상적으로 운영되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2] 손해배상액 산정에서 손익상계가 허용되기 위한 요건 / 이사가 회사의 업무를 집행하면서 고의·과실로 법령을 위반한 경우, 법령 위반 행위로 인하여 회사에 발생한 이득을 손익상계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이는 회사의 이사가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회사의 범죄를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온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3] 이사가 법령을 위반한 행위를 하여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손해배상액 제한의 참작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제한 비율의 결정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 판례 전문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원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누리 담당변호사 송성현 외 1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피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김도형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4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김도형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4. 10. 25. 선고 2023나2053141 판결
【주 문】
원고들 및 피고 1, 피고 2, 피고 3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들의 상고로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피고 1, 피고 2, 피고 3의 상고로 생긴 부분은 위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 주식회사(이하 ‘○○○’라고 한다)는 시멘트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2) 원고들은 이 사건 소제기일 6개월 전부터 ○○○ 발행주식 총 25,251,718주 중 1만분의 1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이다. 피고 1은 1994. 2. 25.부터 2021. 7. 12.까지 ○○○의 대표이사로, 피고 2는 2005. 2. 28.부터 2015. 3. 20.까지 ○○○의 이사로, 피고 3은 2009. 6. 8.부터 2017. 3. 27.까지 ○○○의 대표이사로 각 등기임원으로서 재직하였고(이하 피고 1, 피고 2, 피고 3을 통틀어 ‘피고 1 등 3인’이라고 한다), 피고 4는 2010. 1.부터 2013. 12.까지 ○○○의 전무였다.
나. ○○○ 등의 담합행위
1) ○○○, 소외 1 회사, 소외 2 회사, 소외 3 회사, 소외 4 회사, 소외 5 회사(이하 통틀어 ‘○○○ 등 6개 시멘트 제조사들’이라고 한다)의 영업담당 임원들은 2010년 하반기경부터 2011. 2.경까지 월 2~3회에 걸쳐 ‘영업본부장 모임’(○○○에서는 영업총괄본부장인 피고 4가 참석하였다)을 진행하면서 서로 경쟁하지 아니하고 출하량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사전에 합의한 비율로 조정하면서 시멘트 판매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실제로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인상하였다.
2) ○○○ 등 6개 시멘트 제조사들은 2011. 3. 1.경부터 월 2회 이상 진행한 ‘영업팀장 모임’(○○○에서는 영업팀장인 소외 6이 참석하였다)을 통해 시장점유율 및 가격인상에 관한 합의를 구체적으로 실행하여 오다가 2013. 4. 24.경 소외 3 회사가 이탈을 선언함으로써 공동행위가 종료되었다.
다. ○○○에 대한 과징금 부과처분 등
1) 공정거래위원회는 ○○○ 등 6개 시멘트 제조사들이 2011. 3. 1.경부터 2013. 4. 24.경까지 시멘트 출하량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과 1종 벌크시멘트 판매가격을 합의하여 이를 실행하는 공동행위(이하 ‘이 사건 담합행위’라고 한다)를 한 것이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3. 4. 5. 법률 제117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정거래법’이라고 한다) 제19조 제1항 제1호 및 제3호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8. 5. 30. ○○○에 427억 500만 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였다(의결 제2018-213호).
2) ○○○의 영업총괄본부장으로 시멘트 영업을 총괄한 피고 4 및 ○○○는 이 사건 담합행위를 이유로 한 구 공정거래법 위반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2018. 6. 19. ○○○는 벌금 1억 5,000만 원, 피고 4는 징역 1년의 판결을 각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6. 19. 선고 2018고단1371 판결). ○○○에 대하여는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었고, 피고 4의 항소와 상고가 각 기각되어(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0. 19. 선고 2018노1836 판결 및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8도17390 판결), 그 무렵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3) ○○○는 위 과징금 및 벌금 합계 428억 5,500만 원을 모두 납부하였다.
라. 원고들의 제소청구 등
원고들은 2020. 1. 29. ○○○에 서면으로 표현이사인 피고 4가 구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여 이 사건 담합행위를 하였고, 이사인 피고 1 등 3인은 선관주의의무 내지 충실의무에 위반하여 이에 가담하거나 방치하는 등 법령 위반 행위 및 임무 해태 행위를 하여 ○○○가 과징금과 벌금을 납부하는 손해를 입었음을 이유로 피고들을 상대로 상법 제399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할 것을 청구하였다. ○○○는 위 청구서를 받고도 30일 이내에 피고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였고, 원고들은 2020. 6. 9.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피고 1 등 3인이 이 사건 담합행위에 가담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가. 원심은, 피고 1 등 3인이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로서 이 사건 담합행위를 지시하거나 관여·묵인하는 등으로 가담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로 볼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더라도, 이러한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담합행위 가담 여부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피고 1 등 3인이 감시의무 등을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가. 1) 이사는 다른 업무담당이사가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감독할 의무를 진다. 특히 대표이사는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으므로(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1항), 모든 직원의 직무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부담함은 물론,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대표이사를 비롯한 업무담당이사의 전반적인 업무집행을 감시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 등 참조).
2) 이사의 감시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회사의 규모나 조직, 업종, 법령의 규제, 영업상황 및 재무상태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 특히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나 일부 이사들만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모든 이사는 적어도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및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업무와 관련해서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여 작동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감시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 등 참조).
3) 내부통제시스템이 합리적으로 구축되고 정상적으로 운영되었는지는 어떠한 제도가 도입되어 있고 어떠한 직위가 존재하였다고 해서 곧바로 긍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도의 내용이나 직위에 부여된 임무가 무엇인지, 그러한 제도가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임무가 정상적으로 수행되었는지를 살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1 등 3인이 이 사건 담합행위를 직접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하더라도, ○○○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서 이 사건 담합행위와 관련하여 피고 4 등 임직원들의 위법행위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게을리하고,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배려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내부통제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의무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외면함으로써 이사의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1 등 3인이 감시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인정한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이 사건 담합행위로 인한 손해의 범위에 대하여
가. 1) 불법행위 등이 채권자 또는 피해자에게 손해를 생기게 하는 동시에 이익을 가져다 준 경우에는 공평의 관념상 그 이익은 당사자의 주장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손해를 산정할 때에 공제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19다224238 판결 등 참조). 손해배상액 산정에서 손익상계가 허용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이 되는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새로운 이득을 얻었고, 그 이득과 손해배상책임의 원인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며(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3다69638 판결, 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6다19603 판결 등 참조), 그 이득은 배상의무자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범위에 대응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5다3229 판결,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다18228 판결 등 참조).
2) 회사는 기업활동을 하면서 범죄를 수단으로 하여서는 아니되므로(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3다69638 판결 참조), 이사가 회사의 업무를 집행하면서 고의·과실로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 설령 그 법령 위반 행위로 인하여 회사에게 어떠한 이득이 발생하였더라도, 이러한 이득을 손익상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사의 법령 위반 행위로 인한 회사의 위법한 이득 보유를 그대로 승인하고 그 범위 내에서 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함으로써 오히려 이사의 법령 위반 행위와 회사의 범죄를 조장하고 손해배상 제도의 근본적인 취지에도 반하는 결과가 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 이는 회사의 이사가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회사의 범죄를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온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나. 1)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본다.
가) 이 사건 담합행위로 인하여 ○○○가 새로운 이득을 얻었고, 위 이득이 이 사건 담합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거나 ○○○가 입은 손해의 범위에 대응하는 것임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나) 나아가 이 사건 담합행위의 내용과 경위 및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이 사건 담합행위로 인하여 ○○○에게 어떠한 이득이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득을 ○○○의 손해에서 공제하는 것은 이사의 법령 위반 행위와 회사의 범죄를 조장하게 될 뿐만 아니라 손해배상 제도의 근본적인 취지에도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이는 피고 1 등 3인이 피고 4 등 임직원들의 이 사건 담합행위를 비롯한 위법한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회사의 범죄를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온 이 사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2) 피고들 주장의 이익을 ○○○의 손해액에서 공제하지 않은 원심의 판단 취지는 위와 같으므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손익상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증거조사절차에 관한 법령 위반 주장에 대하여
당사자가 신청한 증거가 당사자의 주장 사실에 대한 유일한 증거가 아닌 한 법원은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한 것을 조사하지 아니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90조). 원심은, 피고들이 ○○○가 이 사건 담합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얻었다는 전제하에 그 이익 증가분을 증명하겠다면서 신청한 감정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증거 채택 여부에 대한 결정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민사소송법 제290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6. 책임제한에 대하여
가. 이사가 법령에 위반한 행위를 하여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사업의 내용과 성격, 당해 이사의 임무 위반의 경위 및 임무 위반 행위의 태양, 회사의 손해 발생 및 확대에 관여된 객관적인 사정이나 그 정도, 평소 이사의 회사에 대한 공헌도, 임무 위반 행위로 인한 당해 이사의 이득 유무, 회사의 조직체계의 흠결 유무나 위험관리체제의 구축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 이때에 손해배상액 제한의 참작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제한의 비율을 정하는 것은 민법상 과실상계의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다(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6다4978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2다8222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1은 45억 원, 피고 2는 15억 원, 피고 3은 20억 원, 피고 4는 5억 원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손해배상책임의 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7.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 및 피고 1 등 3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원고들의 상고로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위 피고들의 상고로 생긴 부분은 위 피고들이 각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엄상필(재판장) 오경미(주심) 권영준 박영재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피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김도형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4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김도형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4. 10. 25. 선고 2023나2053141 판결
【주 문】
원고들 및 피고 1, 피고 2, 피고 3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들의 상고로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피고 1, 피고 2, 피고 3의 상고로 생긴 부분은 위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 주식회사(이하 ‘○○○’라고 한다)는 시멘트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2) 원고들은 이 사건 소제기일 6개월 전부터 ○○○ 발행주식 총 25,251,718주 중 1만분의 1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이다. 피고 1은 1994. 2. 25.부터 2021. 7. 12.까지 ○○○의 대표이사로, 피고 2는 2005. 2. 28.부터 2015. 3. 20.까지 ○○○의 이사로, 피고 3은 2009. 6. 8.부터 2017. 3. 27.까지 ○○○의 대표이사로 각 등기임원으로서 재직하였고(이하 피고 1, 피고 2, 피고 3을 통틀어 ‘피고 1 등 3인’이라고 한다), 피고 4는 2010. 1.부터 2013. 12.까지 ○○○의 전무였다.
나. ○○○ 등의 담합행위
1) ○○○, 소외 1 회사, 소외 2 회사, 소외 3 회사, 소외 4 회사, 소외 5 회사(이하 통틀어 ‘○○○ 등 6개 시멘트 제조사들’이라고 한다)의 영업담당 임원들은 2010년 하반기경부터 2011. 2.경까지 월 2~3회에 걸쳐 ‘영업본부장 모임’(○○○에서는 영업총괄본부장인 피고 4가 참석하였다)을 진행하면서 서로 경쟁하지 아니하고 출하량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사전에 합의한 비율로 조정하면서 시멘트 판매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실제로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인상하였다.
2) ○○○ 등 6개 시멘트 제조사들은 2011. 3. 1.경부터 월 2회 이상 진행한 ‘영업팀장 모임’(○○○에서는 영업팀장인 소외 6이 참석하였다)을 통해 시장점유율 및 가격인상에 관한 합의를 구체적으로 실행하여 오다가 2013. 4. 24.경 소외 3 회사가 이탈을 선언함으로써 공동행위가 종료되었다.
다. ○○○에 대한 과징금 부과처분 등
1) 공정거래위원회는 ○○○ 등 6개 시멘트 제조사들이 2011. 3. 1.경부터 2013. 4. 24.경까지 시멘트 출하량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과 1종 벌크시멘트 판매가격을 합의하여 이를 실행하는 공동행위(이하 ‘이 사건 담합행위’라고 한다)를 한 것이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3. 4. 5. 법률 제117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정거래법’이라고 한다) 제19조 제1항 제1호 및 제3호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8. 5. 30. ○○○에 427억 500만 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였다(의결 제2018-213호).
2) ○○○의 영업총괄본부장으로 시멘트 영업을 총괄한 피고 4 및 ○○○는 이 사건 담합행위를 이유로 한 구 공정거래법 위반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2018. 6. 19. ○○○는 벌금 1억 5,000만 원, 피고 4는 징역 1년의 판결을 각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6. 19. 선고 2018고단1371 판결). ○○○에 대하여는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었고, 피고 4의 항소와 상고가 각 기각되어(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0. 19. 선고 2018노1836 판결 및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8도17390 판결), 그 무렵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3) ○○○는 위 과징금 및 벌금 합계 428억 5,500만 원을 모두 납부하였다.
라. 원고들의 제소청구 등
원고들은 2020. 1. 29. ○○○에 서면으로 표현이사인 피고 4가 구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여 이 사건 담합행위를 하였고, 이사인 피고 1 등 3인은 선관주의의무 내지 충실의무에 위반하여 이에 가담하거나 방치하는 등 법령 위반 행위 및 임무 해태 행위를 하여 ○○○가 과징금과 벌금을 납부하는 손해를 입었음을 이유로 피고들을 상대로 상법 제399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할 것을 청구하였다. ○○○는 위 청구서를 받고도 30일 이내에 피고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였고, 원고들은 2020. 6. 9.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피고 1 등 3인이 이 사건 담합행위에 가담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가. 원심은, 피고 1 등 3인이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로서 이 사건 담합행위를 지시하거나 관여·묵인하는 등으로 가담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로 볼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더라도, 이러한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담합행위 가담 여부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피고 1 등 3인이 감시의무 등을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가. 1) 이사는 다른 업무담당이사가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감독할 의무를 진다. 특히 대표이사는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으므로(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1항), 모든 직원의 직무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부담함은 물론,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대표이사를 비롯한 업무담당이사의 전반적인 업무집행을 감시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 등 참조).
2) 이사의 감시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회사의 규모나 조직, 업종, 법령의 규제, 영업상황 및 재무상태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 특히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나 일부 이사들만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모든 이사는 적어도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및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업무와 관련해서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여 작동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감시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 등 참조).
3) 내부통제시스템이 합리적으로 구축되고 정상적으로 운영되었는지는 어떠한 제도가 도입되어 있고 어떠한 직위가 존재하였다고 해서 곧바로 긍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도의 내용이나 직위에 부여된 임무가 무엇인지, 그러한 제도가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임무가 정상적으로 수행되었는지를 살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1 등 3인이 이 사건 담합행위를 직접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하더라도, ○○○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서 이 사건 담합행위와 관련하여 피고 4 등 임직원들의 위법행위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게을리하고,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배려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내부통제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의무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외면함으로써 이사의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1 등 3인이 감시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인정한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이 사건 담합행위로 인한 손해의 범위에 대하여
가. 1) 불법행위 등이 채권자 또는 피해자에게 손해를 생기게 하는 동시에 이익을 가져다 준 경우에는 공평의 관념상 그 이익은 당사자의 주장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손해를 산정할 때에 공제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19다224238 판결 등 참조). 손해배상액 산정에서 손익상계가 허용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이 되는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새로운 이득을 얻었고, 그 이득과 손해배상책임의 원인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며(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3다69638 판결, 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6다19603 판결 등 참조), 그 이득은 배상의무자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범위에 대응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5다3229 판결,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다18228 판결 등 참조).
2) 회사는 기업활동을 하면서 범죄를 수단으로 하여서는 아니되므로(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3다69638 판결 참조), 이사가 회사의 업무를 집행하면서 고의·과실로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 설령 그 법령 위반 행위로 인하여 회사에게 어떠한 이득이 발생하였더라도, 이러한 이득을 손익상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사의 법령 위반 행위로 인한 회사의 위법한 이득 보유를 그대로 승인하고 그 범위 내에서 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함으로써 오히려 이사의 법령 위반 행위와 회사의 범죄를 조장하고 손해배상 제도의 근본적인 취지에도 반하는 결과가 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 이는 회사의 이사가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회사의 범죄를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온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나. 1)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본다.
가) 이 사건 담합행위로 인하여 ○○○가 새로운 이득을 얻었고, 위 이득이 이 사건 담합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거나 ○○○가 입은 손해의 범위에 대응하는 것임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나) 나아가 이 사건 담합행위의 내용과 경위 및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이 사건 담합행위로 인하여 ○○○에게 어떠한 이득이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득을 ○○○의 손해에서 공제하는 것은 이사의 법령 위반 행위와 회사의 범죄를 조장하게 될 뿐만 아니라 손해배상 제도의 근본적인 취지에도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이는 피고 1 등 3인이 피고 4 등 임직원들의 이 사건 담합행위를 비롯한 위법한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회사의 범죄를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온 이 사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2) 피고들 주장의 이익을 ○○○의 손해액에서 공제하지 않은 원심의 판단 취지는 위와 같으므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손익상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증거조사절차에 관한 법령 위반 주장에 대하여
당사자가 신청한 증거가 당사자의 주장 사실에 대한 유일한 증거가 아닌 한 법원은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한 것을 조사하지 아니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90조). 원심은, 피고들이 ○○○가 이 사건 담합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얻었다는 전제하에 그 이익 증가분을 증명하겠다면서 신청한 감정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증거 채택 여부에 대한 결정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민사소송법 제290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6. 책임제한에 대하여
가. 이사가 법령에 위반한 행위를 하여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사업의 내용과 성격, 당해 이사의 임무 위반의 경위 및 임무 위반 행위의 태양, 회사의 손해 발생 및 확대에 관여된 객관적인 사정이나 그 정도, 평소 이사의 회사에 대한 공헌도, 임무 위반 행위로 인한 당해 이사의 이득 유무, 회사의 조직체계의 흠결 유무나 위험관리체제의 구축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 이때에 손해배상액 제한의 참작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제한의 비율을 정하는 것은 민법상 과실상계의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다(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6다4978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2다8222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1은 45억 원, 피고 2는 15억 원, 피고 3은 20억 원, 피고 4는 5억 원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손해배상책임의 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7.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 및 피고 1 등 3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원고들의 상고로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위 피고들의 상고로 생긴 부분은 위 피고들이 각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엄상필(재판장) 오경미(주심) 권영준 박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