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번호
2021가합580165
손해배상(국)
📌 판시사항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비말(침방울)과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되는 급성 호흡기 감염질환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국내에 유입되어 빠르게 확산하자, 국가가 이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대규모 재난으로 지정한 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그 산하에 중앙사고수습본부를 둔 다음 이를 통해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조치 등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시행하였고, 甲 지방자치단체 등은 위 지침에 따라 관할구역 내 실내체육시설을 운영하는 乙 등에게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조치를 안내하거나 집합금지·제한명령을 발령하였는데, 이로 인해 집합금지 기간 동안 실내체육시설의 운영을 중단하거나 제한적으로 영업을 한 乙 등이 위 집합금지조치에는 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률이 존재하지 않고, 위 조치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제2호에 근거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 조항은 헌법에 반하여 무효이므로 이에 근거한 집합금지조치 또한 위법하며, 설령 위 조항이 위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甲 지방자치단체 등의 집합금지조치는 비례·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국가배상청구를 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위 조치가 법률상 근거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거나 그 근거가 되는 법률 규정이 위헌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이를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루어진 위법한 처분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국가 및 甲 지방자치단체 등은 위 집합금지조치로 인하여 발생한 乙 등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비말(침방울)과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되는 급성 호흡기 감염질환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라 한다)가 국내에 유입되어 빠르게 확산하자, 국가가 이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대규모 재난으로 지정한 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그 산하에 중앙사고수습본부를 둔 다음 이를 통해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조치 등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시행하였고, 甲 지방자치단체 등은 위 지침에 따라 관할구역 내 실내체육시설을 운영하는 乙 등에게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조치를 안내하거나 집합금지·제한명령을 발령하였는데, 이로 인해 집합금지 기간 동안 실내체육시설의 운영을 중단하거나 제한적으로 영업을 한 乙 등이 위 집합금지조치에는 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률이 존재하지 않고, 위 조치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이라 한다) 제49조 제1항 제2호에 근거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 조항은 헌법에 반하여 무효이므로 이에 근거한 집합금지조치 또한 위법하며, 설령 위 조항이 위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甲 지방자치단체 등의 집합금지조치는 비례·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국가배상청구를 한 사안이다.
①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집합금지조치 최초 시행 당시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를 위 조치의 법적 근거로 명시하였고, 甲 지방자치단체 등도 위 조항을 근거로 乙 등이 운영하는 실내체육시설을 대상으로 ‘집합’을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하였던 점, ②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는 구체적인 재산적 권리를 박탈하거나 재산권의 내용을 형성·제한하는 규정이 아니고, 구체적인 권리가 아닌 단순한 이익이나 재화의 획득에 관한 기회 또는 기업활동의 사실적·법적 여건 등은 헌법 제23조에 따른 재산권 보장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위 조항이 별도의 손실보상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하여 헌법 제23조 제3항에 반하거나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乙 등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③ 감염병예방법 제70조 제1항에서 정한 손실보상의 대상은 구체적인 재산상 손실을 초래하는 조치들에 관한 것인 데 반해,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집합’의 제한 또는 금지 조치는 그 자체로 구체적인 재산상 손실을 초래하는 것이 아닌데다가, 국가의 방역정책으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권의 보호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영업상 손실을 보상할지는 국가의 재정상황 등을 고려하여 정해질 입법정책의 문제인 점과 코로나19와 같이 높은 전파력과 치명률을 갖고 백신과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 감염병의 유행은 미증유의 것이어서 이에 따른 장기간의 집합 제한 또는 금지 조치로 중대한 영업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사전에 예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집합 제한 내지 금지 조치로 인한 영업상 손실을 보상하는 규정을 입법자가 미리 마련하지 않았다고 하여 乙 등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는 점, ④ 집합금지조치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효과가 명확히 확인된 바 없다거나 사후적으로 집합금지명령의 대상으로 삼지 않은 시설에서 대부분의 집단감염이 발생하였다는 점이 밝혀졌다는 사정만으로 실내체육시설에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것을 금지 내지 제한하는 조치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것에 중대한 사실오인의 오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위 집합금지조치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여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실내체육시설 내 집합 자체를 금지한 것은 위와 같은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인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집합금지조치가 법률상 근거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거나 그 근거가 되는 법률 규정이 위헌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이를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루어진 위법한 처분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국가 및 甲 지방자치단체 등은 위 집합금지조치로 인하여 발생한 乙 등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한 사례이다.
📄 판례 전문
【원 고】 별지 1 ‘원고들 목록’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린 담당변호사 강인철 외 2인)
【피 고】 별지 2 ‘피고들 목록’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외 20인)
【변론종결】2025. 8. 29.
【주 문】
1.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별지 3 ‘집합금지내역’ 표의 ‘피고’란 기재 각 피고들은 피고 대한민국과 공동하여, 같은 표의 ‘원고’란 기재 각 원고들에게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 16.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들은 2020년 내지 2021년까지 피고 2 내지 54의 관할구역에서 실내체육시설을 운영한 개인 또는 법인이고, 피고 2 내지 54는 원고들의 실내체육시설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이다(이하 피고 2 내지 54를 통칭할 경우, ‘피고 지방자치단체들’이라 한다).
나. 2019. 11.경 중국에서 최초로 발병사실이 보고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라 한다)는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인 SARS-CoV-2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질환으로, 비말(침방울)과 접촉 등을 통하여 전파되는데 그 전염력이 이례적으로 매우 강력하였다.
다. 피고 대한민국은 2020. 1. 초경부터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자 이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대규모 재난으로 지정하고,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이라 한다)를 구성한 다음 그 산하에 보건복지부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이라 한다)를 두었으며, ‘집합·모임·행사 등을 금지하고 다중시설, 교육시설, 공공기관 및 민간기관 등의 이용을 제한 및 최소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조치를 공표·시행하였다.
라. 중대본은 코로나19 감염 환자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자 2020. 8. 16.부터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였고, 같은 달 19일 0시부터 수도권에서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모임·행사를 금지하고, 피씨방을 비롯한 고위험시설 12종[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공연장, 실내집단운동시설(격렬한 GX 등),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대형학원(300인 이상), 뷔페, PC방. 단,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대상 시설을 추가할 수 있음]의 운영을 중단하는 조치를 시행하였다.
마.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020. 8. 15.경부터 1일 150~200명 내외로 꾸준히 발생하자, 중대본은 같은 달 28일 정례회의를 통하여 수도권에 대한 2단계 거리두기를 유지하되, 위험도가 큰 집단에 대하여 2020. 8. 30. 0시부터 같은 해 9. 6. 24시까지 한층 더 강화된 방역조치를 실시하기로 결정하였고, 강화된 방역조치 대상에 실내체육시설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중대본의 결정에 따라 중수본은 2020. 8. 28.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이라 한다) 제49조 제1항 제2호(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에 근거하여 ‘수도권 방역 강화에 따른 실내체육시설 등에 대한 집합금지조치’를 시행하였고, 위와 같은 방역조치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바. 이후 중대본은 2020. 12. 6. 수도권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 추세가 다시 증가하자, 정례회의를 통해 12. 8. 0시부터 3주 동안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상향하고, 비수도권 또한 2단계로 상향하기로 결정하였다. 중수본은 위 중대본 정례회의 결정에 따라 2020. 12. 6. 각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의 상향 조정에 따른 조치사항을 안내하였는데, 수도권에서 시행되는 거리두기 2.5단계 조치 중에는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집합금지조치가, 비수도권에서 시행되는 거리두기 2단계 조치 중에는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21시 이후 운영 중단 조치가 각각 포함되었고, 다만 각 지자체별로 감염의 확산 추이 등에 따라 보다 강화된 조치를 추가적으로 시행하거나 일부 완화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 피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위와 같이 중대본 및 중수본의 거리두기 지침 시행에 따라, 별지 3 ‘집합금지내역’ 표 기재와 같이 각 관할구역 내 실내체육시설을 운영하는 원고들에게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조치를 안내하거나 집합금지·제한명령을 발령하였고(이하 피고 대한민국이 중대본, 중수본을 통해 실내체육시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집합금지조치와 통칭하여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라 한다), 그로 인하여 원고들은 같은 표의 ‘집합금지 일시’란 기재 각 기간(이하 ‘이 사건 집합금지 기간’이라 한다) 동안 실내체육시설의 운영을 중단하거나 제한적으로 영업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사 제1 내지 4호증, 을카 제1호증, 을더 제1 내지 7호증, 을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들은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다음과 같이 위법하다는 점을 잘 알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시행하였고,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인하여 원고들의 실내체육시설 영업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 대한민국과 피고 지방자치단체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인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집합금지 기간 동안 입은 적극적·소극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다만 원고들은 우선 적극적 손해(고정비용으로 지출한 돈 등)의 일부로서 1,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① 이 사건 조항은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의 근거 법률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률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는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다(이하 ‘원고들의 ① 주장’이라 한다).
② 설령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이 사건 조항에 근거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조항은 헌법에 반하여 무효이므로 위 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또한 위법하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하는 집합금지조치는 원고들의 재산권을 전면적으로 박탈하는 공용침해에 해당하거나 적어도 사회적 제약의 범위를 넘는 재산권의 제한에 해당함에도, 이 사건 조항은 아무런 손실보상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헌법 제23조 제3항 내지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원고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아가 감염병예방법 제47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폐쇄나 출입금지 조치, 제4호에 따른 오염물 폐기처분 조치 등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70조에 따른 손실보상이 인정되는 것과 비교하여 볼 때, 이 사건 조항은 이 사건 조항에 따른 집합금지조치 수범자와 그 이외의 자를 차별대우하는 것으로서 원고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다(이하 ‘원고들의 ② 주장’이라 한다).
③ 설령 이 사건 조항이 위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 지방자치단체들의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는 사실오인에서 비롯된 것인데다가 비례·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다(이하 ‘원고들의 ③ 주장’이라 한다).
3. 피고들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위법하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위 조치의 위법 여부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가. 법률유보 원칙 위배 여부(원고들의 ①, ②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헌법상 법치국가 원리에서 비롯된 법률유보의 원칙은 행정이 법률에 근거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고,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행정처분은 법률에 근거하여야만 한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1두4930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기본권 제한에 관한 법률유보의 원칙은 ‘법률에 근거한 규율’을 요청하는 것이므로, 그 형식이 반드시 법률일 필요는 없다 하더라도 법률상의 근거는 있어야 한다(헌법재판소 2006. 5. 25. 선고 2003헌마715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법률상 근거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거나, 그 근거가 되는 법률 규정이 위헌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이 사건 조항은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흥행, 집회, 제례 또는 그 밖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흥행, 집회, 제례 등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금지하는 조치를 통해 해당 장소에 집합한 사람들 사이에 감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한 것이며(감염병예방법 제1조 참조), ‘집합’은 사전적으로 ‘사람들이 한 곳으로 모이는 것’을 의미하는바, 위 규정에 따라 금지 또는 제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람의 ‘집합’은 반드시 ‘다수의 사람들이 어떠한 행위를 공동으로 할 목적으로 모이는 것’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고, 문언 그대로 ‘여러 사람이 한 장소에 모이는 것’에 해당하면 족하다.
중수본은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최초 시행 당시 이 사건 조항을 위 조치의 법적 근거로 명시하였고(을더 제5호증의 1 참조), 피고 지방자치단체들 또한 이 사건 조항을 근거로 원고들이 운영하는 실내체육시설을 대상으로 ‘집합’을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하였다. 물론 실내체육시설에서의 ‘집합’을 금지하게 되면 일정 기간 동안 위 시설을 통한 영업이 사실상 금지되는 결과가 초래되기는 하지만, 그러한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이 사건 조항의 규정 내용을 벗어나서 법률상 근거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다만 위와 같은 영업 제한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가 문제 될 수 있을 뿐이다(이는 아래 ‘3. 나.’ 부분에서 살펴본다)].
나) 한편 원고들은 이 사건 조항이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처분의 근거 법률이라고 하더라도, 위 조항이 위헌으로 무효인 이상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는 법률상 근거 없이 행해진 것과 마찬가지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조항이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
(1) 먼저 이 사건 조항이 원고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이 사건 조항은 감염병 예방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사람들의 집합을 제한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재산적 권리를 박탈하거나 재산권의 내용을 형성·제한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이 사건 조항에 따른 집합금지·제한 대상이 반드시 영리시설에 국한된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재산권 제한의 효과는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에 따른 것으로서, 이 사건 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의 위법성 문제와 이 사건 조항의 위헌성 문제는 구별되어야 한다).
게다가 헌법 제23조에서 보장하는 재산권은 사적 유용성 및 그에 대한 원칙적 처분권을 내포하는 재산가치 있는 구체적 권리이므로, 구체적인 권리가 아닌 단순한 이익이나 재화의 획득에 관한 기회 또는 기업활동의 사실적·법적 여건 등은 재산권보장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데 원고들이 재산권으로 주장하고 있는 내용, 즉 ‘원고들 소유의 사업장, 설비 등을 영업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권리’ 내지 ‘일정 기간 내에 회원권을 소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구체적 권리가 아닌 단순한 영업이익, 즉 재화 획득에 관한 기회에 불과하다. 즉, 이 사건 조항에 근거한 집합금지조치로 인하여 원고들의 실내체육시설 영업이 제한되어 영업이익이 감소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로서는 그 소유의 영업 시설·장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수익 및 처분권한을 제한받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조항이 원고들의 재산권을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 2023. 6. 29. 선고 2020헌마1669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이 별도의 손실보상규정을 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헌법 제23조 제3항에 반하거나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원고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조항이 집합금지조치 수범자와 그 이외의 자들, 특히 감염병예방법 제47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폐쇄나 출입금지 조치, 제4호에 따른 오염물 폐기처분 조치 등의 대상이 된 자들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인지 살펴본다.
헌법 제11조 제1항이 규정하는 평등원칙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인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법의 적용이나 입법에 있어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상대적·실질적인 평등을 뜻하는 것이므로,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경우에 한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감염병예방법 제70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손실보상의 대상은, 감염병 관리기관의 지정 또는 격리소 등의 설치·운영으로 발생한 의료기관의 손실(제1호), 감염병의심자 격리시설의 설치·운영으로 발생한 손실(제1호의2),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조치에 따라 감염병환자, 감염병의사환자 등을 진료한 의료기관의 손실(제2호),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의료기관의 폐쇄, 업무 정지 등으로 발생한 손실(제3호), 감염병환자 등이 있는 장소나 감염병병원체에 오염되었다고 인정되는 장소 내지 물건에 대한 일시적 폐쇄, 폐기, 소독 등 조치로 인하여 발생한 손실(제4호), 감염병환자 등의 발생·경유 사실을 공개하여 발생한 요양기관의 손실(제5호) 등으로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재산 손실을 수반하는 조치들에 관한 것이다. 그에 반하여 감염병 예방을 위한 ‘집합’의 제한 또는 금지 조치는 그 자체로 구체적인 재산상 손실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이러한 조치로 인하여 사람의 모임, 방문을 전제로 하는 영업이 제한됨으로써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점에다가, ① 국가의 방역정책으로 인하여 입은, 재산권의 보호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영업상 손실을 보상할지 여부는 국가의 재정상황이나 대상의 범위, 피해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이 고려되어 정해질 입법정책의 문제인 점, ② 감염병예방법이 제정된 이래 코로나19와 같이 높은 전파력과 치명률을 갖고 백신과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 감염병의 유행은 미증유의 것이었고, 이에 따라 집합제한 또는 금지 조치가 예상을 뛰어넘어 장기화되는 상황 역시 처음 겪는 것이었기 때문에, 사전에 장기간의 집합제한 또는 금지 조치로 인하여 중대한 영업상 손실이 발생하리라는 것을 예상하기 어려웠던 점, ③ 피고들은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발생한 손실 내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2021. 7. 7. 이후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소상공인법’이라 한다)에 따른 손실보상금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영업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감염병환자 방문 시설의 폐쇄조치 등’이 있는 경우와 달리, 집합제한 내지 금지 조치로 인한 영업상 손실을 보상하는 규정을 입법자가 미리 마련하지 않았다고 하여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헌법재판소 2023. 6. 29. 선고 2020헌마1669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나.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1) 관련 법리
공무원의 행위를 원인으로 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공무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고 그로 인해 그러한 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국가배상법 제2조가 정한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는지는 행위의 양태와 목적, 피해자의 관여 여부와 정도, 침해된 이익의 종류와 손해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되,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가 부담할 만한 실질적 이유가 있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7다249219 판결 등 참조).
한편 헌법 제34조 제6항, 제36조 제3항에서 정한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와 감염병예방법,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의 내용 및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행정청이 전문적인 위험예측에 관한 판단에 기초하여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조치 중에서 필요한 조치를 선택한 데에 비례의 원칙 위반 등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감염병의 특성과 확산 추이,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 여부, 예방 조치를 통해 제한 또는 금지되는 행위로 인한 감염병의 전파가능성 등 객관적 사정을 기초로, 해당 예방 조치가 행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인지, 그러한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해당 예방 조치보다 상대방의 권리나 이익이 덜 제한되도록 하는 합리적인 대안은 없는지, 행정청이 해당 예방 조치를 선택하면서 다양한 공익과 사익의 요소들을 고려했는지, 나아가 예방 조치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과 이에 따라 제한될 상대방의 권리나 이익이 정당하고 객관적으로 비교·형량 되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4. 7. 18. 선고 2022두4352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을사 제5, 6호증, 을차 제1, 2호증, 을카 제2 내지 4호증, 을거 제1호증, 을너 제1 내지 23호증, 을더 제12, 13호증, 을버 제1 내지 9호증, 을서 제1호증, 을어 제1 내지 13호증, 을저 제1 내지 4호증, 을처 제4, 5호증, 을퍼 제1 내지 5호증, 을로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지방자치단체들의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가)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처음 이루어진 2020. 8.경은 코로나19 유행의 초기 단계로서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나 그 치료를 위한 약제의 개발이 완료되지 아니한 상태였고, 코로나19가 비말과 접촉을 통하여 전파된다는 점이 알려진 상황이었다. 게다가 실내체육시설은 밀폐된 공간에서 비말 발생이 많은 활동이 이루어지고, 이용자의 체류시간이 비교적 길게 나타난다는 특성이 있고, 실제로 2020. 8. 무렵에는 원주시 체조교실 관련 확진자 64명, 광주 탁구클럽 관련 확진자 12명 등 실내체육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당시의 제반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당시 위 조치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효과가 명확히 확인된 바 없다거나 사후적으로 집합금지명령의 대상으로 삼지 않은 시설에서 대부분의 집단감염이 발생하였다는 점이 밝혀졌다는 사정만으로는, 실내체육시설에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것을 금지 내지 제한하는 조치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것에 중대한 사실오인의 오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나아가 실제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전후의 일일 확진자 수를 비교하여 보면, 위 조치가 일응 실효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을 제6호증 참조)].
나) 나아가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1)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는 밀폐, 밀접, 밀집된 상황에서 비말에 의한 전파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여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리고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실내체육시설 내 집합 자체를 금지한 것은 위와 같은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할 수 있다(특정 업종·시설에 대한 집합금지조치가 내려질 경우 이용자들이 다른 대체 시설로 몰릴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시행될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내지 2.5단계에 따라 감염 위험성이 있는 시설의 이용이 다방면으로 제한되었던 상황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는 이용자들로 하여금 상대적으로 비말 내지 접촉을 통한 감염 위험성이 적은 대체 시설을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2) 한편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의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 단순히 제반 상황을 사후적·회고적인 시각으로 판단하여, 처분 당시에 기대할 수 있었던 최선의 조치 또는 해당 처분보다 덜 침해적이면서도 행정목적을 유사하게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이 있었을 것이라 하여 가벼이 이를 기준으로 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09두20366 판결 등 참조).
그에 따라 살펴보면, ① 실내체육시설은 불특정 다수가 방문하는 데다가, 밀폐되거나 한정된 실내 공간에서 상당한 시간 동안 다수의 사람들이 신체활동을 하게 된다는 특성이 있는 점, ② 그 과정에서 많은 비말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신체활동의 특성상 마스크를 미착용하거나 불완전하게 착용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아 마스크 착용 조치만으로 동일한 감염 예방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③ 게다가 피고들은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당시 마스크 착용, 사람 간 물리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수립 및 실시하고, 신속한 진단검사를 시행하는 등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병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시행되기 이전에는 체육시설 중 격렬한 GX류의 실내집단운동이 이루어지는 시설만이 고위험시설로 지정되어 집합금지조치 대상에 포함되었으나(을더 제4호증의 1, 당시 실내체육시설은 집합 ‘제한’ 조치의 대상이었다), 해당 조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실제 체조교실 등 그 밖의 실내체육시설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보고되자 집합금지 대상을 확대하는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나아갔던 점(을더 제4호증의 2 참조), ⑤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는 실내체육시설에서의 집합금지기간을 2020. 8. 30.부터 같은 해 9월 중순경까지 및 2020. 12. 8.부터 2021. 1. 16.까지로 정하여 제한의 정도를 최소화하고 있고, 피고들은 방역 상황에 따라 그 기간을 조금씩 연장하거나 완화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감염병예방법상 손실보상 대상으로 규정된 일시 폐쇄 내지 출입금지 조치[위 법 제47조 제1호 (가)목 내지 (나)목]는 감염병환자 등이 있는 장소나 감염병 병원체에 오염되었다고 인정되는 장소를 대상으로 하므로,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와 같은 일반적 조치와 동일한 효과를 가지는 대안이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당시 지역 내 주민 등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위 처분보다 덜 침해적이지만 동일하게 효과적인 수단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인한 영업 제한의 효과는 일시적이고 한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피고들은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발생한 손실 내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소상공인법에 따른 손실보상금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에 반하여 팬데믹 상황은 과학적 불확실성이 높고 질병과 관련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특수성이 있어 선제적·예방적 조치의 필요성이 크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제한되는 원고들의 영업의 자유가 이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다) 한편 집합금지조치는 원고들의 사업장인 실내체육시설만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과거 축척된 감염 사례를 추적·관찰하여 그중 다수인이 집합하는 장소로서 비말을 통해 코로나19 전파가능성이 인정되는 곳들(스터디카페, 오락실, 종교시설, 결혼식장 등)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조치인바,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는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에게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인하여 발생한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1] 원고들 명단: 생략
[별 지 2] 피고들 명단: 생략
판사 이세라(재판장) 박재남 박혜영
【피 고】 별지 2 ‘피고들 목록’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외 20인)
【변론종결】2025. 8. 29.
【주 문】
1.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별지 3 ‘집합금지내역’ 표의 ‘피고’란 기재 각 피고들은 피고 대한민국과 공동하여, 같은 표의 ‘원고’란 기재 각 원고들에게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 16.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들은 2020년 내지 2021년까지 피고 2 내지 54의 관할구역에서 실내체육시설을 운영한 개인 또는 법인이고, 피고 2 내지 54는 원고들의 실내체육시설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이다(이하 피고 2 내지 54를 통칭할 경우, ‘피고 지방자치단체들’이라 한다).
나. 2019. 11.경 중국에서 최초로 발병사실이 보고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라 한다)는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인 SARS-CoV-2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질환으로, 비말(침방울)과 접촉 등을 통하여 전파되는데 그 전염력이 이례적으로 매우 강력하였다.
다. 피고 대한민국은 2020. 1. 초경부터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자 이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대규모 재난으로 지정하고,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이라 한다)를 구성한 다음 그 산하에 보건복지부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이라 한다)를 두었으며, ‘집합·모임·행사 등을 금지하고 다중시설, 교육시설, 공공기관 및 민간기관 등의 이용을 제한 및 최소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조치를 공표·시행하였다.
라. 중대본은 코로나19 감염 환자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자 2020. 8. 16.부터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였고, 같은 달 19일 0시부터 수도권에서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모임·행사를 금지하고, 피씨방을 비롯한 고위험시설 12종[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공연장, 실내집단운동시설(격렬한 GX 등),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대형학원(300인 이상), 뷔페, PC방. 단,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대상 시설을 추가할 수 있음]의 운영을 중단하는 조치를 시행하였다.
마.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020. 8. 15.경부터 1일 150~200명 내외로 꾸준히 발생하자, 중대본은 같은 달 28일 정례회의를 통하여 수도권에 대한 2단계 거리두기를 유지하되, 위험도가 큰 집단에 대하여 2020. 8. 30. 0시부터 같은 해 9. 6. 24시까지 한층 더 강화된 방역조치를 실시하기로 결정하였고, 강화된 방역조치 대상에 실내체육시설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중대본의 결정에 따라 중수본은 2020. 8. 28.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이라 한다) 제49조 제1항 제2호(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에 근거하여 ‘수도권 방역 강화에 따른 실내체육시설 등에 대한 집합금지조치’를 시행하였고, 위와 같은 방역조치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바. 이후 중대본은 2020. 12. 6. 수도권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 추세가 다시 증가하자, 정례회의를 통해 12. 8. 0시부터 3주 동안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상향하고, 비수도권 또한 2단계로 상향하기로 결정하였다. 중수본은 위 중대본 정례회의 결정에 따라 2020. 12. 6. 각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의 상향 조정에 따른 조치사항을 안내하였는데, 수도권에서 시행되는 거리두기 2.5단계 조치 중에는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집합금지조치가, 비수도권에서 시행되는 거리두기 2단계 조치 중에는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21시 이후 운영 중단 조치가 각각 포함되었고, 다만 각 지자체별로 감염의 확산 추이 등에 따라 보다 강화된 조치를 추가적으로 시행하거나 일부 완화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 피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위와 같이 중대본 및 중수본의 거리두기 지침 시행에 따라, 별지 3 ‘집합금지내역’ 표 기재와 같이 각 관할구역 내 실내체육시설을 운영하는 원고들에게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조치를 안내하거나 집합금지·제한명령을 발령하였고(이하 피고 대한민국이 중대본, 중수본을 통해 실내체육시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집합금지조치와 통칭하여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라 한다), 그로 인하여 원고들은 같은 표의 ‘집합금지 일시’란 기재 각 기간(이하 ‘이 사건 집합금지 기간’이라 한다) 동안 실내체육시설의 운영을 중단하거나 제한적으로 영업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사 제1 내지 4호증, 을카 제1호증, 을더 제1 내지 7호증, 을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들은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다음과 같이 위법하다는 점을 잘 알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시행하였고,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인하여 원고들의 실내체육시설 영업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 대한민국과 피고 지방자치단체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인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집합금지 기간 동안 입은 적극적·소극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다만 원고들은 우선 적극적 손해(고정비용으로 지출한 돈 등)의 일부로서 1,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① 이 사건 조항은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의 근거 법률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률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는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다(이하 ‘원고들의 ① 주장’이라 한다).
② 설령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이 사건 조항에 근거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조항은 헌법에 반하여 무효이므로 위 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또한 위법하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하는 집합금지조치는 원고들의 재산권을 전면적으로 박탈하는 공용침해에 해당하거나 적어도 사회적 제약의 범위를 넘는 재산권의 제한에 해당함에도, 이 사건 조항은 아무런 손실보상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헌법 제23조 제3항 내지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원고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아가 감염병예방법 제47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폐쇄나 출입금지 조치, 제4호에 따른 오염물 폐기처분 조치 등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70조에 따른 손실보상이 인정되는 것과 비교하여 볼 때, 이 사건 조항은 이 사건 조항에 따른 집합금지조치 수범자와 그 이외의 자를 차별대우하는 것으로서 원고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다(이하 ‘원고들의 ② 주장’이라 한다).
③ 설령 이 사건 조항이 위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 지방자치단체들의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는 사실오인에서 비롯된 것인데다가 비례·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다(이하 ‘원고들의 ③ 주장’이라 한다).
3. 피고들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위법하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위 조치의 위법 여부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가. 법률유보 원칙 위배 여부(원고들의 ①, ②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헌법상 법치국가 원리에서 비롯된 법률유보의 원칙은 행정이 법률에 근거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고,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행정처분은 법률에 근거하여야만 한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1두4930 판결 등 참조). 여기서 기본권 제한에 관한 법률유보의 원칙은 ‘법률에 근거한 규율’을 요청하는 것이므로, 그 형식이 반드시 법률일 필요는 없다 하더라도 법률상의 근거는 있어야 한다(헌법재판소 2006. 5. 25. 선고 2003헌마715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법률상 근거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거나, 그 근거가 되는 법률 규정이 위헌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이 사건 조항은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흥행, 집회, 제례 또는 그 밖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흥행, 집회, 제례 등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금지하는 조치를 통해 해당 장소에 집합한 사람들 사이에 감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한 것이며(감염병예방법 제1조 참조), ‘집합’은 사전적으로 ‘사람들이 한 곳으로 모이는 것’을 의미하는바, 위 규정에 따라 금지 또는 제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람의 ‘집합’은 반드시 ‘다수의 사람들이 어떠한 행위를 공동으로 할 목적으로 모이는 것’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고, 문언 그대로 ‘여러 사람이 한 장소에 모이는 것’에 해당하면 족하다.
중수본은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최초 시행 당시 이 사건 조항을 위 조치의 법적 근거로 명시하였고(을더 제5호증의 1 참조), 피고 지방자치단체들 또한 이 사건 조항을 근거로 원고들이 운영하는 실내체육시설을 대상으로 ‘집합’을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하였다. 물론 실내체육시설에서의 ‘집합’을 금지하게 되면 일정 기간 동안 위 시설을 통한 영업이 사실상 금지되는 결과가 초래되기는 하지만, 그러한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이 사건 조항의 규정 내용을 벗어나서 법률상 근거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다만 위와 같은 영업 제한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가 문제 될 수 있을 뿐이다(이는 아래 ‘3. 나.’ 부분에서 살펴본다)].
나) 한편 원고들은 이 사건 조항이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처분의 근거 법률이라고 하더라도, 위 조항이 위헌으로 무효인 이상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는 법률상 근거 없이 행해진 것과 마찬가지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조항이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
(1) 먼저 이 사건 조항이 원고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이 사건 조항은 감염병 예방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사람들의 집합을 제한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재산적 권리를 박탈하거나 재산권의 내용을 형성·제한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이 사건 조항에 따른 집합금지·제한 대상이 반드시 영리시설에 국한된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재산권 제한의 효과는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에 따른 것으로서, 이 사건 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의 위법성 문제와 이 사건 조항의 위헌성 문제는 구별되어야 한다).
게다가 헌법 제23조에서 보장하는 재산권은 사적 유용성 및 그에 대한 원칙적 처분권을 내포하는 재산가치 있는 구체적 권리이므로, 구체적인 권리가 아닌 단순한 이익이나 재화의 획득에 관한 기회 또는 기업활동의 사실적·법적 여건 등은 재산권보장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데 원고들이 재산권으로 주장하고 있는 내용, 즉 ‘원고들 소유의 사업장, 설비 등을 영업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권리’ 내지 ‘일정 기간 내에 회원권을 소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구체적 권리가 아닌 단순한 영업이익, 즉 재화 획득에 관한 기회에 불과하다. 즉, 이 사건 조항에 근거한 집합금지조치로 인하여 원고들의 실내체육시설 영업이 제한되어 영업이익이 감소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로서는 그 소유의 영업 시설·장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수익 및 처분권한을 제한받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조항이 원고들의 재산권을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 2023. 6. 29. 선고 2020헌마1669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이 별도의 손실보상규정을 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헌법 제23조 제3항에 반하거나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원고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조항이 집합금지조치 수범자와 그 이외의 자들, 특히 감염병예방법 제47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폐쇄나 출입금지 조치, 제4호에 따른 오염물 폐기처분 조치 등의 대상이 된 자들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인지 살펴본다.
헌법 제11조 제1항이 규정하는 평등원칙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인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법의 적용이나 입법에 있어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상대적·실질적인 평등을 뜻하는 것이므로,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경우에 한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감염병예방법 제70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손실보상의 대상은, 감염병 관리기관의 지정 또는 격리소 등의 설치·운영으로 발생한 의료기관의 손실(제1호), 감염병의심자 격리시설의 설치·운영으로 발생한 손실(제1호의2),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조치에 따라 감염병환자, 감염병의사환자 등을 진료한 의료기관의 손실(제2호),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의료기관의 폐쇄, 업무 정지 등으로 발생한 손실(제3호), 감염병환자 등이 있는 장소나 감염병병원체에 오염되었다고 인정되는 장소 내지 물건에 대한 일시적 폐쇄, 폐기, 소독 등 조치로 인하여 발생한 손실(제4호), 감염병환자 등의 발생·경유 사실을 공개하여 발생한 요양기관의 손실(제5호) 등으로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재산 손실을 수반하는 조치들에 관한 것이다. 그에 반하여 감염병 예방을 위한 ‘집합’의 제한 또는 금지 조치는 그 자체로 구체적인 재산상 손실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이러한 조치로 인하여 사람의 모임, 방문을 전제로 하는 영업이 제한됨으로써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점에다가, ① 국가의 방역정책으로 인하여 입은, 재산권의 보호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영업상 손실을 보상할지 여부는 국가의 재정상황이나 대상의 범위, 피해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이 고려되어 정해질 입법정책의 문제인 점, ② 감염병예방법이 제정된 이래 코로나19와 같이 높은 전파력과 치명률을 갖고 백신과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 감염병의 유행은 미증유의 것이었고, 이에 따라 집합제한 또는 금지 조치가 예상을 뛰어넘어 장기화되는 상황 역시 처음 겪는 것이었기 때문에, 사전에 장기간의 집합제한 또는 금지 조치로 인하여 중대한 영업상 손실이 발생하리라는 것을 예상하기 어려웠던 점, ③ 피고들은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발생한 손실 내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2021. 7. 7. 이후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소상공인법’이라 한다)에 따른 손실보상금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영업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감염병환자 방문 시설의 폐쇄조치 등’이 있는 경우와 달리, 집합제한 내지 금지 조치로 인한 영업상 손실을 보상하는 규정을 입법자가 미리 마련하지 않았다고 하여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헌법재판소 2023. 6. 29. 선고 2020헌마1669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나.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1) 관련 법리
공무원의 행위를 원인으로 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공무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고 그로 인해 그러한 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국가배상법 제2조가 정한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는지는 행위의 양태와 목적, 피해자의 관여 여부와 정도, 침해된 이익의 종류와 손해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되,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가 부담할 만한 실질적 이유가 있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7다249219 판결 등 참조).
한편 헌법 제34조 제6항, 제36조 제3항에서 정한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와 감염병예방법,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의 내용 및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행정청이 전문적인 위험예측에 관한 판단에 기초하여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조치 중에서 필요한 조치를 선택한 데에 비례의 원칙 위반 등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감염병의 특성과 확산 추이,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 여부, 예방 조치를 통해 제한 또는 금지되는 행위로 인한 감염병의 전파가능성 등 객관적 사정을 기초로, 해당 예방 조치가 행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인지, 그러한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해당 예방 조치보다 상대방의 권리나 이익이 덜 제한되도록 하는 합리적인 대안은 없는지, 행정청이 해당 예방 조치를 선택하면서 다양한 공익과 사익의 요소들을 고려했는지, 나아가 예방 조치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과 이에 따라 제한될 상대방의 권리나 이익이 정당하고 객관적으로 비교·형량 되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4. 7. 18. 선고 2022두4352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을사 제5, 6호증, 을차 제1, 2호증, 을카 제2 내지 4호증, 을거 제1호증, 을너 제1 내지 23호증, 을더 제12, 13호증, 을버 제1 내지 9호증, 을서 제1호증, 을어 제1 내지 13호증, 을저 제1 내지 4호증, 을처 제4, 5호증, 을퍼 제1 내지 5호증, 을로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지방자치단체들의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가)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처음 이루어진 2020. 8.경은 코로나19 유행의 초기 단계로서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나 그 치료를 위한 약제의 개발이 완료되지 아니한 상태였고, 코로나19가 비말과 접촉을 통하여 전파된다는 점이 알려진 상황이었다. 게다가 실내체육시설은 밀폐된 공간에서 비말 발생이 많은 활동이 이루어지고, 이용자의 체류시간이 비교적 길게 나타난다는 특성이 있고, 실제로 2020. 8. 무렵에는 원주시 체조교실 관련 확진자 64명, 광주 탁구클럽 관련 확진자 12명 등 실내체육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당시의 제반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당시 위 조치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효과가 명확히 확인된 바 없다거나 사후적으로 집합금지명령의 대상으로 삼지 않은 시설에서 대부분의 집단감염이 발생하였다는 점이 밝혀졌다는 사정만으로는, 실내체육시설에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것을 금지 내지 제한하는 조치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것에 중대한 사실오인의 오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나아가 실제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전후의 일일 확진자 수를 비교하여 보면, 위 조치가 일응 실효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을 제6호증 참조)].
나) 나아가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1)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는 밀폐, 밀접, 밀집된 상황에서 비말에 의한 전파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여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리고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실내체육시설 내 집합 자체를 금지한 것은 위와 같은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할 수 있다(특정 업종·시설에 대한 집합금지조치가 내려질 경우 이용자들이 다른 대체 시설로 몰릴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시행될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내지 2.5단계에 따라 감염 위험성이 있는 시설의 이용이 다방면으로 제한되었던 상황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는 이용자들로 하여금 상대적으로 비말 내지 접촉을 통한 감염 위험성이 적은 대체 시설을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2) 한편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의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 단순히 제반 상황을 사후적·회고적인 시각으로 판단하여, 처분 당시에 기대할 수 있었던 최선의 조치 또는 해당 처분보다 덜 침해적이면서도 행정목적을 유사하게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이 있었을 것이라 하여 가벼이 이를 기준으로 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09두20366 판결 등 참조).
그에 따라 살펴보면, ① 실내체육시설은 불특정 다수가 방문하는 데다가, 밀폐되거나 한정된 실내 공간에서 상당한 시간 동안 다수의 사람들이 신체활동을 하게 된다는 특성이 있는 점, ② 그 과정에서 많은 비말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신체활동의 특성상 마스크를 미착용하거나 불완전하게 착용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아 마스크 착용 조치만으로 동일한 감염 예방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③ 게다가 피고들은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당시 마스크 착용, 사람 간 물리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수립 및 실시하고, 신속한 진단검사를 시행하는 등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병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시행되기 이전에는 체육시설 중 격렬한 GX류의 실내집단운동이 이루어지는 시설만이 고위험시설로 지정되어 집합금지조치 대상에 포함되었으나(을더 제4호증의 1, 당시 실내체육시설은 집합 ‘제한’ 조치의 대상이었다), 해당 조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실제 체조교실 등 그 밖의 실내체육시설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보고되자 집합금지 대상을 확대하는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나아갔던 점(을더 제4호증의 2 참조), ⑤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는 실내체육시설에서의 집합금지기간을 2020. 8. 30.부터 같은 해 9월 중순경까지 및 2020. 12. 8.부터 2021. 1. 16.까지로 정하여 제한의 정도를 최소화하고 있고, 피고들은 방역 상황에 따라 그 기간을 조금씩 연장하거나 완화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감염병예방법상 손실보상 대상으로 규정된 일시 폐쇄 내지 출입금지 조치[위 법 제47조 제1호 (가)목 내지 (나)목]는 감염병환자 등이 있는 장소나 감염병 병원체에 오염되었다고 인정되는 장소를 대상으로 하므로,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와 같은 일반적 조치와 동일한 효과를 가지는 대안이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 당시 지역 내 주민 등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위 처분보다 덜 침해적이지만 동일하게 효과적인 수단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인한 영업 제한의 효과는 일시적이고 한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피고들은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발생한 손실 내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소상공인법에 따른 손실보상금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에 반하여 팬데믹 상황은 과학적 불확실성이 높고 질병과 관련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특수성이 있어 선제적·예방적 조치의 필요성이 크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제한되는 원고들의 영업의 자유가 이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다) 한편 집합금지조치는 원고들의 사업장인 실내체육시설만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과거 축척된 감염 사례를 추적·관찰하여 그중 다수인이 집합하는 장소로서 비말을 통해 코로나19 전파가능성이 인정되는 곳들(스터디카페, 오락실, 종교시설, 결혼식장 등)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조치인바,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가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는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에게 이 사건 집합금지조치로 인하여 발생한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1] 원고들 명단: 생략
[별 지 2] 피고들 명단: 생략
판사 이세라(재판장) 박재남 박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