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1.원고 의 청구를 기각한다.
2.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피고가 2019. 1. 29. 원고에게 내린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이유】1.처분의 경위
가.망 ○○○(생년월일생략생 남자,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4. 9.경부터 주식회사 ○○○○(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며 연구개발 및 기술영업 업무를 수행하던 사람이고, 원고는 망인의 배우자이다.
나.망인 은 2018. 9. 12. 22:20경 거래처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한 뒤부터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안 된다는 증상을 호소하다가 쓰러졌고(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소생하지 못하고 다음 날인 2018. 9. 13. 11:53경 사망하였다.
다.원고 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지급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19. 1. 29. 망인이 업무와 관련하여 다소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급격하게 업무환경이 변화하였다거나, 단기간 내에 또는만성적으로 과로에 시달렸다고 볼 수 없어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하는 결정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부터 갑 제3호증까지,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변론 전체의 취지
2.이 사 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원고 의 주장
망인은 이 사건 재해 무렵 이 사건 회사의 상품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짐에 따라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망인은 빈번하게 연장근무를 실시하였고, 특히 망인이 수행하던 기술영업 업무의 특성상 기록되지 않는 연장근무를실시한 경우도 많이 있었다. 망인이 수행하는 연구개발 업무 또한 부품 개발이 끝나더라도 유지보수 업무가 항상 뒤따랐고, 경쟁업체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 망인은 일상적으로 과로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망인은 이 사건 재해 당시 35세로서 통상적으로심근경색증을 경험하는 환자들보다 상당히 젊은 연령대에 속하였고,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다른 기저질환은 없었다. 이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보면 망인은 이 사건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누적된 과로와 지나친 부담감에 시달린 나머지 급성심근경색을겪어 사망하기에 이른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나. 관련 법령 및 관련 법리
1) 관련 법령은 별지 기재와 같다.
2)산업 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에 정한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그리고 이러한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하며,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고, 업무와 사망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3841 판결 등 참조).다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1999. 4. 23.선고 97누16459 판결 등 참조).
다.인정 사실
1)망인이 수행하던 업무의 내용
가)망인은 이 사건 회사에서 TV용 접착제(백라이트 유닛 접착제) 및 휴대전화 접착제의 연구개발 및 기술영업 업무를 수행하였다. 망인은 자외선 경화형 수지라는 화학제품을 생산하여 TV나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업체에 이를 공급하는 영업 업무를 담당하였고, 국내 다수의 TV 생산 업체들은 위 자외선 경화형 수지를 사용하여상품을 제조하고 있다.
나)망인은 기본적으로 정해진 근무시간인 1주 5일, 평일 09:30경부터18:30경까지 사이의 시간에 근무하였고, 매일 13:00경부터 14:00경까지 1시간의 점심시간이 주어졌다. 다만, 기술영업 업무의 특성상 망인이 출장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잦았고, 이때는 이 사건 회사에서 차량을 지원하였다. 이 사건 재해 이전 12주간 총 15회 출장이 있었고, 출장지역은 인천, 화성시, 청주시, 안산시, 김포시, 천안시 등이었다.
다)망인은 이 사건 재해에 앞서 2018. 9.경부터 자외선 경화형 수지의 핵심 원자재를 중국으로부터 수급하는 데에 문제가 생겨 이를 구하기 위해 경쟁업체에까지 접촉하기도 하는 한편, 거래처로부터 생산 일정에 관한 독촉을 받는 등 심한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무렵 망인은 전에 없던 탈모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라)망인은 이 사건 재해일인 2018. 9. 12. 거래처 직원인 ○○○, ○○○등과 술자리를 가졌는데, ○○○는 그때 나눈 대화에 대하여 “○○○이 당초 거래처인주식회사 ○○에서 주식회사 ○○○○○○○로 이직하면서 주식회사 ○○○○○○○도거래처로 만들고자 영업하는 자리였다. 주식회사 ○○는 이 사건 회사가 생산하는 접착제를 사용하는 기존 거래처였고, 주식회사 ○○○○○○○에도 혹시 접착제를 적용할 수 있는 상품이 있는지를 의논하고 설명하는 자리였다.”라고 진술하였다.
마)이 사건 재해 전 1주 동안 망인의 총 근로시간은 약 40시간 1분이고,이 사건 재해 전 12주 동안 평균 1주당 근로시간은 약 38시간 26분이며, 이 사건 재해전 4주 동안 평균 1주당 근로시간은 약 38시간 8분이다.[원고는 망인이 위와 같이 산정된 근로시간을 넘어 과로하여 왔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을 인정한 근거인 을 제8호증(근로시간조사표)의 기재는 이 사건 회사에서망인의 출퇴근 기록과 고속도로 및 법인카드 이용내역을 토대로 근로시간을 산정한것으로서 특히 신빙할 만하고, 달리 망인이 위 인정된 시간보다 많은 시간을 일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망인 의 진료내역 등
가)망인은 2017년 건강검진 결과 신장 166cm, 체중 78kg, 총콜레스테롤230mg/dL(정상치는 200mg/dL 미만), HDL-콜레스테롤 31mg/dL(정상치는 60mg/dL 이상), 중성지방 239mg/dL(정상치는 150mg/dL 이하), LDL-콜레스테롤 151mg/dL(정상치는 130mg/dL 미만)로 각각 나타나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소견이 제시되었다. 망인은 건강검진 당시까지 21년 동안 하루 15개비 이상의 담배를피워왔다고 응답하였다.
나)망인은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기 전인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꾸준히다음 표 기재와 같이 이상지질혈증에 해당하는 소견을 보였다.
2016년
2015년
2014년
2012년
총콜레스테롤
211
220
203
226
HDL-콜레스테롤
40
32
32
37
중성지방
136
174
158
213
LDL-콜레스테롤
143
153
139
146
3) 망인의 사망진단서상 사인
사망의 원인
(가)
직접 사인
다발성 장기부전
(나)
(가)의 원인
심인성 쇼크
(다)
(나)의 원인
급성심근경색
(라)
(다)의 원인
사망의 종류
병사
4) 망인의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 등
이 법원의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 망인의 사망원인과 관련하여 의무기록에서 확인되는 위험요인
망인에게서 고지혈증과 흡연이 급성심근경색의 주요 위험인자로서 나타나고, 비만도 위험요인에 해당한다. 위와 같이 나타나는 두 가지 주요 위험인자는 망인의 사망요인과 관계가있다고 보인다.
고지혈증이 있는 성인 남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2배 정도 높다.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에 비하여 급성심근경색을 겪을 위험성이 2.79배 높다.
망인의 경우 동맥경화에 의한 급성심근경색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고지혈증과 흡연이 급성심근경색의 주요 위험인자이고, 다른 주요 위험인자가 없는 이상 고지혈증과 흡연이 망인의 사망에 확실한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인다.
○ 업무상 스트레스가 급성심근경색에 작용할 수 있는 요인
오직 스트레스만으로 관상동맥경화가 진행되어 심근경색까지 발병하기는 어렵지만, 동맥경화의 주요 원인이 있어 어느 정도 동맥경화가 진행된 상태에서 스트레스가 심근경색을유발하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는 있다.
업무상 스트레스는 원인이 다양하므로 업무에 종사한 시간만으로 스트레스를 완전히 정량화하기는 어렵다.
○ 업무상 스트레스가 고지혈증과 흡연에 작용할 수 있는 요인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지 않았다면 흡연 자체를 중단하거나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스트레스는 체내 지질대사에 영향을 미쳐 고지혈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지 않았으면 혈중 지질 농도가 더 잘 조절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인정근거] 갑 제2, 4, 9호증, 을 제1호증부터 을 제9호증까지(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주식회사 ○○○○,○○○○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위 인 정사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망인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망인이 가지고 있었다고 보이는 기존 질환인 관상동맥질환을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시키는 등 이 사건 재해와 망인이수행한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
○ 망인은 늦어도 이 사건 재해로부터 6년 전인 2012년부터 건강검진 결과 고지혈증에 해당하는 소견을 나타냈고, 이 사건 재해 무렵까지 약 21년 동안 계속해서담배를 피워온 것으로 보인다. 고지혈증과 흡연은 급성심근경색의 주요 위험인자이고,고지혈증은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에 기여하는 질병 요인으로서 위 두 인자를 가지고 있었던 망인은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다고 보인다.
○ 망인이 고지혈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건강검진 결과는 여러 해에 걸쳐 개선되지 않았고, 망인은 금연하지도 아니하였다. 따라서 망인의 기존 질환인 관상동맥질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악화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관상동맥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과로나 스트레스가 심근경색을유발하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망인이 이 사건 재해 전 12주 동안 총 15회 출장을 다녀 비교적 많은 횟수의 출장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재해 전 1주 동안 망인의 총 근로시간은 약 40시간 1분에 그쳤으며, 이 사건 재해 전12주 동안 1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약 38시간 26분에 그쳤으므로 망인은 오랜 기간 과로가 누적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급격하게 업무가 증가하여 단기간 과로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 이 사건 재해 무렵 이 사건 회사가 생산하는 자외선 경화형 수지의 원자재수급이 어려워진 데 따라 망인이 상당한 부담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재해 직전에 망인이 ○○○, ○○○을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오히려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하고자 노력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이어서 위와 같은 부담감이 기존 질환인 관상동맥질환을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악화시켜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2)원고 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판사1판사 판사2판사 판사3
사건번호
2019구합61540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